“美, 北 미사일 발사 직후 미국 본토타격 긴급대비” CNN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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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14 16:00

미군이 지난 11일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가능이 있다고 보고 한때 긴급 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미 서부 해안 일부 공항의 항공기 이륙을 15분 이내 일시 정지시킨 조치도 미군의 이 같은 초기 분석 때문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은 초기 텔레메트리(telemetryㆍ원격측정신호) 판독을 토대로 당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알래스카의 알류샨 열도, 혹은 서부의 캘리포니아 해안을 직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미군 북부사령부와 북미항공우주방위사령부(NORAD)는 몇 분 만에 발사체가 본토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분석을 내렸다. 실제로 한국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이 11일 발표한 탄도미사일은 오전 7시 27분쯤 자강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700㎞ 이상 날아가다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바깥에 떨어졌다. 속도는 마하 10 안팎으로 탐지됐다. 이에 따라 텔레메트리 정보는 폐기됐다. 텔레메트리 정보는 종종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있어, 믿을 만한 분석 정보가 입수되면 폐기된다.

그러나 텔레메트리 정보가 폐기되고 정확한 분석이 적용되기까지 몇 분간 혼란이 야기됐다. 북한이 미사일을 쏜 직후인 11일 오전 7시 30분쯤(한국시간) 미 서부 해안지역을 중심으로 15분간 이례적인 '이륙 금지'(ground stop)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앞서 백악관도 11일 브리핑에서 “15분가량의 (항공기) 이륙 금지 명령이 있었다. 이는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이뤄졌던 것”이라고 확인했다. 군이 초기 분석 자료인 텔레메트리에 따라 FAA에 내린 조치였던 것이다.

당시 항공관제사들은 이륙 지연 사유를 묻는 항공기 조종사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고 CNN은 전했다. 미 전역에 이륙 금지 조치가 내려졌다는 잘못된 정보를 전달한 관제사도 있었다. 미 전역 이륙 금지는 2011년 9·11 테러 이후 한 번도 발령된 적이 없다.

김청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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