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상승세 축소됐어도 작년 집값 9.9% 뛰었다...15년 만에 최대

입력
2022.01.14 17:00
2021년 전국 주택가격 누적 상승률 9.93%
2006년 11.58% 이후 가장 많이 올라
연말 하락세로 10% 돌파는 면해

지난해 전국 집값이 15년 만에 '역대급' 상승을 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들어 상승세가 둔화돼 전체 주택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간신히 면했지만 아파트만 따지면 14.1%가 뛰었다.

1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1년 12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와 연립·단독주택을 합친 전국 주택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9.93%다. 2020년(5.36%)의 두 배에 육박하는 상승률로 한국부동산원이 관련 통계를 산출한 2003년 이후 2006년(11.5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특히 아파트 매매가격은 1년 동안 14.1% 올라 역대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가을 무렵 시작된 상승세 둔화가 연말까지 이어져 12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 상승률(0.29%)은 11월(0.63%)보다 0.34%포인트 줄었다. 2020년 5월(0.14%) 이후 가장 낮은 월간 상승률이다. 전국 집값 상승률은 지난해 8월 고점(0.96%)을 찍은 후 4개월 연속 축소됐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상승률이 11월 0.76%에서 지난달 0.33%로 크게 줄었다. 특히 서울은 25개 구 모두 상승세가 둔화돼 전체 상승률도 0.55%에서 0.26%로 축소됐다. 인천(0.94%→0.49%)과 경기(0.86%→0.34%) 역시 상승폭이 감소했다. 비수도권에서는 세종(-0.67%→-1.74%) 집값이 7개월 연속 떨어졌고 대구(0.0%→-0.1%)가 보합에서 하락 전환됐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추가 금리 인상 우려와 가계대출 관리 강화 기조 등으로 매수심리와 거래활동 위축세가 지속되면서 수도권 전체 상승폭이 크게 축소됐다"며 "대구는 매물 적체가 지속돼 2020년 4월(-0.12%) 이후 20개월 만에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매수심리가 급속히 움츠러들면서 수급지수는 개선됐다. 전체 주택 매매수급동향은 11월 100.6에서 지난달 96.6으로 하락하며 2020년 6월(97.8) 이후 처음 100선 아래로 내려갔다. 매매수급동향(0~200)은 100 밑이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다. 연말 입주물량이 평상시보다 많았던 데다 매수심리 자체가 경색돼 거래가 줄어든 것이 수급동향 변동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체 주택 전세가격(0.46%→0.25%)과 월세가격(0.29%→0.22%)도 오름폭이 축소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수도권 전세시장은 계약갱신청구권 사용과 대출 규제로 인한 매물 누적으로 상승폭이 줄었다"며 "대구(0.05%→-0.02%)는 입주물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지며 하락 전환했다"고 밝혔다.

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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