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연속 금리인상 14년 만… '인플레+미국긴축+가계부채' 삼중 압박이 원인

입력
2022.01.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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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이어 2회 연속 금리 인상
물가 오름세 장기화에 가계빚 폭탄 대응
 연준 3월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고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4일 올해 첫 기준금리 결정 회의에서 연 1%였던 기준금리를 1.25%로 인상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차례 연속 인상으로, 금통위가 연달아 기준금리를 올린 건 2007년 7월과 8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한은은 이날 금리 인상으로 치솟는 물가와 2,0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 빚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특히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물가 오름세를 경계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3.7% 오르면서 10월 이후 석 달 연속 '3%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문에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망경로를 웃돌며 상당 기간 3%대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근원인플레이션율도 금년 중 2%를 상당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금리에 기대 가파르게 몸집을 불려온 가계부채도 추가 금리인상의 주요 배경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앞서 신년사 등을 통해 "급증한 경제주체의 채무는 우리 경제 취약성을 높이는 요인"이라며 추가 금리인상을 강하게 시사하기도 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가계부채 규모는 1,845조 원에 달한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3월 금리인상을 시사하는 등 주요국의 긴축 행보 역시 한은의 발길을 재촉했다. 연준은 오는 3월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종료와 동시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시사한 상태다.

특히 글로벌 투자은행(IB) 사이에선 연준이 올해 네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태다. 금융시장에서의 자금유출 등에 대비해야 하는 한은으로선 미국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일정한 수준의 격차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금통위는 이날 "코로나19 관련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나, 국내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통화정책의 완화 정도를 적절히 조정해 나갈 것"이라고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 뒀다. 다만 "완화 정도의 추가 조정 시기는 코로나19의 전개 상황 및 성장·물가 흐름의 변화,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조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