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급확산 日, 밀접 접촉자 격리 14→10일로 단축... 왜?

입력
2022.01.14 14:4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히 확산되자 일본 정부가 밀접 접촉자의 격리기간을 현행 14일에서 10일로 줄이기로 했다. 가장 먼저 감염이 확산한 오키나와현에서 의료진 다수가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응급실 운영이 중단되는 등 여파가 커지자 보완 대책에 나선 것이다. 오미크론의 잠복기간이 5일 정도로 짧아 밀접 접촉자 격리기간은 7일이면 적절하다는 견해다.

14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정부의 코로나19 대책 분과회의 오미 시게루 회장과 전문가조직 좌장을 맡고 있는 와키타 다카지 국립감염증 연구소장 등은 전날 회의를 갖고 밀접 접촉자의 격리 기간에 대해 이같이 제안했다. 후생노동성은 전문가 의견을 고려해 10일로 줄이기로 최종 결정하고 발표했다.


일본 감염자 중 오미크론 비율 84% 달해... 잠복기간은 3일로 짧아

전문가 조사 결과 현재 오미크론의 감염 비율은 전국에서 84%에 달했다. 지난달 미군기지에서 감염이 시작된 오키나와현은 일찌감치 80%대에 도달했지만 도쿄도(83%)와 오사카부(88%)도 최근 감염의 대부분이 오미크론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오미크론은 잠복기간이 3일 안팎으로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키나와현에서 국립감염증연구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감염일을 특정할 수 있었던 17명의 잠복 기간은 2일에서 최대 5일까지로, 가장 많은 것은 3일이었다.

전문가들은 의료기관 종사자에 대해선 감염이 됐더라도 증상 회복 후 72시간을 경과했거나 검사에서 음성이 나오면 발병으로부터 5일째 격리를 해제할 수 있다는 방안도 제안했다. 증상이 없어진 뒤 3일째부터는 바이러스가 배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수노동자 대거 밀접 접촉자 분류돼 사회 마비 우려

그동안 강도 높은 방역에 중점을 둬 왔던 일본이 격리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에센셜 워커(필수 노동자)’라 불리는 의료진·경찰·소방 인력이 오미크론 관련 밀접 접촉자로 대거 분류되면서 치료와 생활에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미군기지 전파로 연초부터 하루 1,000명 이상의 감염자가 발생한 오키나와현은 우려가 현실화했다. 의사 간호사 등 약 50명이 감염 또는 밀접 접촉자가 된 나하시립병원은 지난 11일부터 외래 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나하시 소방국은 감염자와 밀접 접촉자 증가로 13일부터 관내 일부 소방분서를 3교대에서 2교대로 전환했다. 한 현립학교는 교원이 감염되자 함께 근무한 다른 교사들이 밀접 접촉자로 분류돼 임시 휴교를 하게 됐다.

오키나와현의 코로나19 대책 전문가회의 좌장을 맡고 있는 후지타 지로 류큐대 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오미크론은 잠복 기간이 짧고 바이러스가 줄어드는 속도도 빠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오미크론의 폭발적 감염으로 의료 현장에서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자 질병대책센터(CDC)가 지난해 말 밀접 접촉자에게 요구하는 격리기간을 기존 10일에서 5일로 줄인 바 있다.

도쿄= 최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