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의 한 노인주간 보호센터에서 발생한 노인 학대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시설 원장을 구속했다.
경북 김천경찰서는 치매를 앓고 있는 80대 노인을 폭행한 혐의(노인복지법 위반) 등으로 김천의 한 주간보호센터 원장 A씨를 지난 12일 구속했다. 또 시설장과 요양보호사 등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시설 내 폐쇄회로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가 3명 더 있는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번 김천 주간보호센터 치매 할머니 폭행 사건은 지난달 29일 피해자 가족들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가족들은 지난 6일 온라인커뮤니티에 “치매를 앓고 있는 몸무게 42㎏의 외할머니가 센터 직원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며 피해 사진을 공개하면서 파문이 확산됐다. 피해 할머니는 시설 종사자들의 집단 폭행으로 갈비뼈 3개가 부러지고, 온 몸에 피멍이 드는 등 전치 6주의 중상을 입었다.
피해자 가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1시30분쯤 시설 원장으로부터 할머니가 직원들에게 난동을 부리고 있다는 전화를 받은 가족들이 시설을 찾아가 보니, 할머니는 치료를 위해 이미 병원으로 옮겨진 상태였다.
시설 직원이 “할머니한테 뺨을 맞았다”고 말해, 가족 측은 할머니의 난폭한 행동 탓에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원장과 요양보호사에게 여러 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가족은 "집에 돌아와 할머니 외투를 벗기는데 가슴 쪽에 손이 닿자마자 아프다고 소스라치게 놀랐다”며 “자세히 보니 할머니 얼굴과 팔에는 멍이 가득했다”고 전했다.
경찰이 확인한 CCTV에서는 할머니가 원장을 포함한 직원들에게 20분 정도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또 할머니는 원장 등이 수차례 할머니 머리채를 잡고 끌고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깔고 앉아 제압한 상태에서 할머니를 발로 차고 손찌검했다.
경찰은 디지털포렌식 작업을 통해 복원한 영상을 확인하면서, 다른 노인들과도 면담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 피해자를 나올 가능성도 있다. 폭행이 발생한 센터를 이용하던 노인 14명은 다른 센터로 옮기거나 집에서 머물고 있다.
폭행을 당한 할머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해 집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할머니 가족들은 “노인학대에 대한 처벌이 강화돼 이번 사건의 가해자가 엄벌을 받을 수 있길 바란다”며 “약하고 힘없는 노인들을 향한 가혹 행위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