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수출 및 수입물가지수 상승률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3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지며 고공행진을 이어온 결과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 전반을 압박해 온 인플레이션 공포가 올해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2015년=100) 통계를 보면 지난해(1~12월) 수입물가지수 평균값은 117.46으로 전년(99.85) 대비 17.6% 상승했다. 수출물가지수 역시 2020년 94.74에서 지난해 108.29로 올라 14.3% 올랐다. 수출입물가 상승률 모두 2008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기록이다.
지수만 놓고 봐도 지난해 물가가 얼마나 많이 올랐는지 알 수 있다. 지난해 수입물가지수 평균값(117.46)은 2014년 이후 7년 만에, 수출물가지수(108.29)의 경우 2013년 이후 8년 만에 최고 기록을 썼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기저효과와 유가 상승 등이 영향을 준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진만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2020년 코로나19 여파에 수출입물가 등락률이 모두 마이너스를 보였고,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12월 수출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세 등의 영향으로 두 달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수출물가지수는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이 내리며 전월보다 1% 하락한 114.64를 나타냈다. 수입물가지수는 127.11로 전월보다 1.9% 하락했다. 다만 12월 수출·수입물가지수 모두 1년 전에 비해선 각각 23.5%, 29.7%씩 상승했다.
향후에도 물가 압력은 커질 수 있다.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재차 상승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추가 물가 상승을 점치게 하는 대목이다. 최 팀장은 "올해 들어 국제유가가 전월 대비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하락 추세가 지속될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