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간 불법거래 들통난 거북이만 30만 마리… "이러다 멸종돼요"

입력
2022.01.12 14:45


거북류의 대부분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된 가운데 지난 15년간 불법거래로 적발돼 몰수된 거북류만 30만 마리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자원관은 거북류 가공품을 수출입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국제적 멸종위기종 여부를 식별할 수 있도록 '육지 및 민물거북류 식별 안내서'를 관세청 등 관계 기관에 배포한다고 12일 밝혔다.

안내서는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생물종의 국제 거래에 관한 협약(싸이테스)' 사무국이 지난해 발행한 책자를 번역한 것으로, 국제적 멸종위기종 거북류로 만든 제품의 종류, 식별 방법 및 불법 거래 사례 등의 정보가 담겼다.

거북류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적으로 348종이 있으며, 이 중 설가타육지거북, 돼지코거북 등 182종이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안내서에 따르면 2000년부터 15년간 전 세계 세관에서 불법 거래로 적발돼 몰수된 개체 수는 총 30만3,774마리였다. 같은 기간 적발된 거북류 가공품도 78만818개에 달했다. 대개 껍질, 뼈, 연골, 고기, 알, 가죽 등이 장식품, 패션 잡화류, 식품이나 전통 의약품 등으로 가공됐다.

장식품이나 공예품으로 거래되는 거북류의 껍질은 전체적인 형태, 재질 등 특징으로 식별할 수 있다. 가죽으로 만든 제품의 경우, 비늘의 배열 상태를 통해 다른 동물의 가죽과 구분할 수 있다. 분말로 거래되는 전통 의약품은 포장지에 표기된 정보로만 확인이 가능하다.

만에 하나 수출입 허가 없이 국제적 멸종위기종 및 그 가공품을 수출입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 원 이상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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