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지뢰제거 ‘영웅’이 숨졌다.
지난 6년여 동안 캄보디아에서 내전 기간에 설치된 지뢰 100여 개 이상을 탐지한 아프리카도깨비쥐 ‘마가와’가 지난 주말 사망했다고 지뢰제거 관련 벨기에 비영리단체 대인지뢰탐지개발기구(APOPO)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APOPO는 보도자료를 통해 마가와의 사망 사실을 공개하면서 “마가와의 공헌으로 캄보디아의 많은 지역 사회가 생명이나 팔·다리를 잃을 걱정 없이 놀고, 일하며 지낼 수 있었다”며 “마가와가 달성해 낸 놀라운 일에 감사를 표한다”고 추모했다.
마가와는 2013년 11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태어났다. 이후 APOPO의 폭발물 탐지 훈련을 받고 2016년부터 캄보디아 북서부 시엠레아프로 이동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마가와 등 훈련받은 아프리카도깨비쥐의 활약으로 APOPO는 캄보디아 내 22만5,000㎡가 넘는 면적을 수색했다. 이는 국제 규격 축구장 27개 크기에 달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마가와가 테니스 코트 한 개 면적(약 260㎡)을 수색하는 데 채 30분이 걸리지 않는다며 동일 면적을 사람이 수색할 시 4일가량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지뢰 제거에 혁혁한 공을 세운 마가와는 2020년 9월 영국 수의사자선단체 PDSA로부터 ‘올해의 용감한 동물’ 금메달을 받기도 했다. PDSA의 금메달은 극도로 위험한 상황에서 가장 영웅적인 행위나 가장 용기 있는 행위를 한 민간인과 군인에게 수여하는 ‘조지 십자훈장’에 해당한다. 마가와가 받았던 금메달에는 ‘용맹스럽고 헌신적인 임무를 수행한 동물을 위하여’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는데 당시까지 PDSA 77년 역사상 이 상을 받은 30여 마리의 동물 중 설치류는 마가와가 최초다.
한편 APOPO는 앞서 지난 2019년 아프리카주머니쥐를 활용한 지뢰 제거 작업을 세계 각국에 추천하기도 했다. 사람보다 20배 이상 효율이 높으면서도 비용은 덜 든다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