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인천 연수구 인천중학교에선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6·25전쟁 당시 학도병으로 자진 입대했다가 전사한 고(故) 정해용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하는 자리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정씨의 막냇동생인 정해경(62)씨는 이날 맏형을 대신해 졸업장을 받았다. 정씨가 1949년 인천중학교에 입학한 지 73년 만이다.
정씨는 중학교 2학년이던 1950년 11월 자진 입대했다. 14세에 불과했던 그는 강원 횡성에서 벌어진 안흥지구 전투에서 교전 중 관통상을 입어 참전 3개월 만에 전사했다.
11남매 중 막내인 해경씨는 정씨가 전사하고 10년 후 태어나 맏형에 대한 기억은 없었지만 그리움은 가슴 한쪽에 남아 있었다. 2016년 퇴직 후 형의 흔적을 찾아 나선 해경씨는 정씨가 졸업한 숭의초등학교를 찾아 학적부를 확인했다.
해경씨는 이후 인천중 문을 두드렸으나 1935년 개교한 인천중이 폐교 후 다시 문을 여는 과정에서 초창기 학적 기록이 국가기록원으로 넘어갔다.
학교 측은 국가기록원에 공문을 보내 정씨의 학적부가 남아 있는지 문의했고, 다행히 이름과 성적 등이 적힌 자료가 있었다.
인천중은 이 기록을 토대로 정씨에게 명예졸업장을 수여했다.
해경씨는 "학교 관계자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형이 계신 국립현충원으로 달려가 졸업장을 안겨 드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