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젊은 꽃미남을 좋아해" 전 대학 연구원, 동성 제자 성추행에 스토킹 의혹

입력
2022.01.13 15:30
제자, "연구원이 '사랑한다'며 허벅지 만져" 
연구원, "제자들이 먼저 좋다고 해놓고 돌변"

30대 후반의 한 전직 대학 연구원이 대학 근무 시절부터 20대 동성 제자 2명에게 성추행과 스토킹을 일삼은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13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전 연구원 A씨는 2014년과 2018년 당시 고교생이던 B(27·회사원)씨와 C(22·대학생)씨를 대학연계 수업에서 만나 2년간 사제간으로 연구활동을 같이 했다.

이들 제자 2명은 경찰에서 "A씨로부터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았고 이를 거부하자 스토킹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A씨의 대학 연구팀원으로 일하던 중 자신이 동성연애자라고 밝힌 A씨가 집으로 찾아와 허벅지를 더듬는 등 성추행을 했다"며 "만남을 거부하자 일터로 찾아와 난동을 피우다 경비원들에게 끌려 나간 적도 있다"고 주장했다. C씨도 “A씨의 고백을 무시하자 집 주변으로 찾아오거나 공중전화로 연락을 하는 등 끊임없이 집착했다”고 말했다.

이들 2명에 따르면, A씨는 단체대화방에서 '나는 동성애자 중 젊은 꽃미남을 좋아하고 주변에는 항상 잘생긴 남학생들이 많다' '내가 가진 얄팍한 재주로 청년들에게 일거리를 만들어 주며 환심을 사왔기 때문이다'는 등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들은 경찰에서 "A씨 때문에 동성연애자로 오해받는 등 사회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라며 "A씨가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당과 단체 활동을 많이 하는 만큼 제3의 피해자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에 대해 “B씨의 직장에서 끌려 나왔을 때는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아 기억이 없다”고 해명했다. C씨에 대한 스토킹 건에 대해서도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어 계속 연락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A씨는 2018년 이 대학을 그만둔 후에도 이들 2명에게 계속 연락했다.

A씨는 제자들 주장과 달리 ”그들이 먼저 나를 좋아한다고 밝혔는데 최근 갑자기 돌변했다"고 밝혀 경찰이 진상을 파악 중이다.

대구=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박성현 대구한국일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