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 종목 있으니… 워런 버핏, 비트코인 안 하는 이유 있었다

입력
2022.01.11 16:33
버크셔해서웨이 최대 투자처 세 곳
애플, BoA,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버핏은 명확하고 물질적 자산 선호"

‘투자의 귀재’,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버크셔) 회장은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에 관심이 없다고 줄곧 밝혀왔다. 양질의 자산을 싸게 사들여 비싸게 파는 가치투자자인 그에게 암호화폐는 가치가 없다는 얘기다. 이런 면에서 캐서린 우드 아크인베스트 최고경영자나 캐나다의 억만장자 투자자 캐빈 오리어리와 같은 암호화폐 지지자와 결을 달리한다. 최근 두 달 동안 35%가량 폭락한 비트코인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버핏 회장의 관심을 돌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10일(현지시간) 미국 금융전문 매체 머니와이즈는 지난해 CNBC방송에 출연해 “나는 비트코인을 포함한 어떤 암호화폐도 소유하지 않는다, 나는 절대 소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버핏 회장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는 명확하고 물질적인 자산에 관심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버크셔를 통해 현재 그가 보유한 최대 투자처 세 곳을 소개했다.

가장 큰 투자처는 역시 ‘애플’이었다. 애플은 시가 기준으로 버크셔 포트폴리오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5년간 애플 주가는 480% 넘게 급등했다. 애플은 이날 기준 172.19달러로 거래되고 있는데,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분 5.7%(약 1,601억 달러)를 보유 중이다. 최근 CNBC는 지난 6년간 버핏 회장이 애플 투자로 1,240억 달러(약 148조 원)의 평가차익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로 큰 투자처는 금융회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다. BoA 주가는 지난 1년 사이 49%가 뛰어올랐다. 머니와이즈는 “기술 업종을 제외한 전통적 우량 기업 치고는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고 평가했다. 버크셔는 2020년 8월 기준 BoA 주식 11.8%(약 472억 달러)를 가진 최대 주주다. 작년 3분기 BoA가 자사주를 99억 달러어치를 소각한 점을 감안하면 버크셔의 지분은 더욱 늘어났을 걸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6월 분기별 배당을 주당 17%나 올려 버크셔에 쏠쏠한 수익을 안겼다.

버핏 회장의 세 번째 리스트에 오른 투자처는 다국적 금융서비스 기업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다. 아멕스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10% 정도 하락했음에도 지난 1년 동안 36%나 상승했다. 작년 3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109억 달러를 기록했다. 버크셔는 이 회사 주식 1억5,160만 주를 보유하고 있다. 시가로 245억 달러 상당이다. 머니와이즈는 “비트코인은 아직 화폐로 사용되기 상당히 제한적이지만, 아멕스의 결제 상품과 서비스는 광범위하다"고 소개했다. 명확한 결제 수단이라는 점에서 암호화폐와 달리 버핏 회장의 관심을 끌었다는 얘기다. 실제 버크셔는 아멕스의 경쟁사인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지분도 보유하고 있다.

이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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