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이 일주일 사이 1,000명 넘게 늘었다. 무서운 속도다. 방역당국은 이달 안에 오미크론이 우세 변이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확산세에 영향을 미칠 가장 중요한 변수로 설 연휴를 꼽았다. 오미크론에 대비할 ‘골든타임’은 3주도 채 안 남았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0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는 총 2,351명이다. 일주일 전인 2일 오후 6시 기준 1,318명보다 1,033명이나 늘었다. 변이 바이러스 중 오미크론이 검출되는 비율도 지난달 마지막 주 4.0%에서 이달 첫 주 12.5%로 급증했다. 델타보다 전파가 2, 3배 빠르다는 오미크론이 그 속도를 유감 없이 보여주고 있다.
반면 전체 유행은 감소세가 확연하다. 최근 1주간(2~8일) 하루 평균 확진자는 3,507명으로, 직전 주 4,644명에서 24.5%나 감소했다.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같은 기간 하루 평균 1,095명에서 932명으로 15% 줄었다. 방대본은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수도권과 전국 모두 ‘중간’으로 평가했다. 직전 주 ‘매우 높음’에서 두 단계나 하향한 것이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시작했던 지난해 11월 초와 비교하면 지금의 총 확진자 규모는 약 2배, 위중증 환자 수는 3배에 달한다. 오미크론 확산이 코앞인 만큼 유행 규모와 위중증 환자를 더 줄여야 한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외국에선 총 확진 규모가 4~10배 커져 의료체계 압박이 델타 때보다 심하다.
방역당국은 우리나라에서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는 시점을 1월 말로 봤다. 이상원 방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오미크론 확산이 좀 더 빠르게 진행되면서 1월 말엔 우세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후 유행 규모는 이동과 만남이 많은 설 연휴에 달렸다. 권덕철(보건복지부 장관) 중대본 1차장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설 연휴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라며 “순식간에 닥쳐올 오미크론의 파고에 대비해야 할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설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면 먼저 PCR검사 역량이 한계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하루에 75만 건이 가능한 PCR검사 역량을 85만 건으로 늘리고, 고위험군 등을 제외하고 신속항원검사(자가검사키트)를 먼저 받게 해서 양성이 나오면 PCR검사를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를 포함한 오미크론 대응책을 12일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논의한다.
이번 주 예정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안 조정도 관심이다. 지난달 18일부터 이달 16일까지 한 달간 유지된 △사적모임 최대 인원 4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오후 9시까지 등의 조치가 설 연휴 전후 어떻게 적용될지 의견이 분분하다.
고강도 방역조치가 한 달간 유지되고 있지만, 오미크론 유행을 감안하면 방역 완화 신호는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천병철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오미크론은 방역이 느슨해진 부분을 높은 전파력으로 파고들어갈 것”이라며 “오히려 더 철저히 방역을 해야 하고, 올겨울 전체를 아우르는 장기적인 방역 계획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