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공장 옆에 반도체가스공장… 영주 가흥산단 논란

입력
2022.01.10 17:30
32년 전부터 식품사업 소디프비앤에프
"대기업 무분별 유해가스공장" 반발


경북 영주 가흥산업단지에 입주한 중소식품업체가 대기업의 무분별한 유해가스공장 증설로 인해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나섰다.

10일 가흥산업단지에서 32년간 식품사업을 하는 소디프비앤에프에 따르면 SK자회사가 최근 소디프와 경계지점 1만8,997㎡ 터에 폭발성과 독성이 강한 브로민화수소(HBr)공장을 짓고 있다. 가스공장 건립허가를 하면서 허가권자인 영주시는 물론 SK측이 피해가 예상되는 소디프와 일체의 협의가 없었다.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을 어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SK자회사는 반도체, LCD 제조공정에 사용되는 특수가스를 생산하는 업체로 가흥산업단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타업종 유일의 소디프비앤에프는 이미 가스공장에 둘러싸여 있다. 이 와중에 브로민화수소공장을 추가로 건설하자 식품회사로서는 200여명의 근로자 안전 위협과 기업 자체의 생존권이 위태로워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소디프비앤에프 관계자는 "2019년 5월 당사와 경계부지였던 임야를 3미터 더 높게 성토해서 주차장으로 용도변경하더니 지난해 10월에는 산업단지로 편입 및 공장용지로 변경한 후 가스공장을 건설하고 있다"고 허가절차에 의혹을 제기했다. "해당 부지에 유해가스 공장이 건설되면 안전성을 가장 우선시해야할 식품공장은 생존권에 치명적 위협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브로민화수소는 브로민(Br)과 수소(H)의 화합물질로 반도체 공정 등에 사용하는 특수가스로 폭발위험과 더불어 흡입시 위험한 유독가스이다.

소디프 직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유해공장 건설중단 투쟁위원회를 결성하고 영주시청 앞 등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소디프비앤에프 관계자는 "대기업 경제논리만 앞세운 기업행태에 중소기업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음에도 SK와 영주시는 모두 나몰라라 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대책을 강력 촉구했다.

SK측 관계자는 "공장 건립과 관련해 소디프 측과 실무협의를 했으나 진척이 없었다"며 "정당한 요청사항은 언제든 받아들일 것이고, 신공장이 소디프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차수막 설치 등 안전조치를 강화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용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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