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즌 만에 첫 ‘풀 타임’ 황승빈 “체력 문제요? 전 아직 젊은걸요”

입력
2022.01.09 18:30

삼성화재 세터 황승빈(30)이 친정 팀 대한항공을 상대로 노련한 경기 운영을 펼치며 팀의 꼴찌 탈출을 이끌었다.

삼성화재는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트리플 크라운 활약을 펼친 러셀에 활약에 힘입어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대2(15-25, 30-28, 25-21, 19-25, 15)로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연승을 거두며 승점 26(9승13패)으로 OK금융그룹(승점 25)을 끌어내리고 6위로 올라섰다.

황승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러셀에 공격점유율(50.9%)이 몰린 데 대해 “게임이 일방적이었다면 이것저것 다 해볼텐데. 오늘 같은 경기는 러셀이 성공률 떨어지더라도 어쩔 수 없이 믿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중앙 공격수와의 속공 호흡에 대해선 “냉정하게 속공을 써야할 타이밍이어도 팀의 주포에게 줘야 할지 생각이 많아지는 때가 있다”면서 “이렇게 마지막 순간에 결정하고 밀어주면 손에 잘 안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이런 망설임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팀은 올 시즌 유독 접전을 벌이고 있다. 올 시즌 4번의 맞대결 중 2, 3, 4차전까지 세 경기 연속 5세트 접전을 펼쳤다. 1차전은 삼성화재가 3-0으로 완승했지만, 2, 3차전을 모두 풀세트 끝에 대한항공에 패했다. 삼성화재는 그러나 4차전을 승리하며 맞대결에서 승점도 더 챙겼고 승패 균형도 2승 2패로 맞췄다. 고희진 삼성화재 감독은 대한항공에 유독 강한 이유에 대해 “황승빈, 백광현, 한상길 등 대한항공 출신 선수 3명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승빈은 “오래 시간 같이 생활한 선수들이다 보니 선수들의 공ㆍ수 루틴 등 기술적인 정보를 다같이 공유한다”고 말했다.

황승빈 개인적으론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는 중이다. 지난 2014년 대한항공에 입단(전체 5순위)한 뒤 6시즌을 대한항공에서 보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삼성화재로 이적했다. 대한항공 시절 잠재력은 인정 받았지만 팀내에 국가대표 세터 한선수 유광우 등에 밀려 줄곧 교체선수로만 활약했다. 하지만 올 시즌 새 팀에서는 주전 세터로 활약 중이다. 세터지만 디그도 리그 9위(세트당 1.489개)에 올라있을 정도로 수비가 좋다. 황승빈은 “데뷔 후 처음 풀 타임 주전으로 시즌을 치른다”면서 “시즌 전엔 36경기 다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됐는데 막상 해 보니 못할 것도 없겠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체력적으로 힘에 부친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아직 젊으니까요”라며 웃었다.

삼성화재는 이날 탈꼴찌에 성공했지만 여전히 남자부에선 ‘최약체’라는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황승빈 역시 “사실 부정하긴 쉽지 않다”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하지만 시즌 중 삼성화재가 보여줬던 경기력으로 봤을 때 ‘쉽게 밟고 올라갈 팀’이라고 생각할 순 없을 것”이라며 “세트별 기복이 있지만, 준비한 우리의 경기력이 나온다면 플레이오프 진출도 못할 것 같지 않다”라고 자심감을 내비쳤다.

인천 강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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