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5만 명으로 세계에서 7번째를 기록했다. 프랑스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만 공공장소 출입을 허용하는 ‘백신패스’ 도입에 반대하는 시위대 10만여 명이 결집했다. 유럽이 코로나19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ㆍBBC방송은 영국의 코로나19 일일 사망자가 이날 313명으로 누적 15만57명에 달했다고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 끔찍한 피해를 줬다. 금일 보고된 누적 사망자 수는 15만 명”이라며 "이들 곁에서 추모하고 애도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누적 사망자 규모는 전 세계에서 7번째로 큰 것이다. 영국은 미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멕시코, 페루의 뒤를 이었다. 영국의 일일 신규 확진자는 이날 14만6,390명으로 전날 약 18만 명에 비해 줄었다. 하지만 여전히 대규모인 확진자 증가세에 따라 위·중증 환자 수도 늘어 의료체계 붕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병상이 부족해 구급차를 탄 채로 응급실 밖에서 기다리는 확진자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영국 국방부는 민간 병원에 군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전날 밝혔다.
휴일인 이날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나들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백신패스’ 도입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내무부는 이날 전역에서 10만5,000여 명이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는데, 지난달 18일 시위(약 2만5,000명)에 비해 4배 불어난 규모다. 코로나19 백신패스 강화로 백신 미접종자를 “열 받게 하겠다”는 지난 4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수도 파리에서만 약 1만8,000명이 마크롱을 향해 “우리가 열 받게 하겠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불평등 대우를 멈춰라", "아이는 놔둬라"라며 행진하다 경찰과 충돌했고, 부상자가 속출했다. 남부 몽펠리에시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프랑스 내무부 관계자는 일부 지역에서 시위가 격해지면서 34명이 체포되고 경찰 10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독일 전역에서도 정부의 1분기 내 코로나19 백신접종 의무화 방침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함부르크에서는 1만6,000여 명의 시민이 집결해 "이만하면 충분하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베를린에서는 코로나19 방역조치 강화에 반대하는 시위행렬에 차량 70대와 자전거 100대가 참가했다. 작센주 츠뵈니츠시에서는 전날 일부 시위대가 경찰에 발연통과 횃불을 투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