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점수 차는 무려 29점. 아무리 전반이라도 승부가 바뀔 거라 예상하기는 어려운 흐름이었다. 39분 58초 동안 뒤지던 서울 SK가 승리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딱 2초였다.
SK가 '천적' 안양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대역전승을 일궜다. SK는 9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KGC인삼공사를 67-66, 1점 차로 꺾었다.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간 SK는 23승 8패가 되며 수원 KT와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아울러 시즌 4호 전 구단 상대 승리를 달성했다. 반면 다 잡은 승리를 놓친 KGC인삼공사는 3연승을 마감했다.
보기 드문 대역전승이었다. 이날 전까지 정규리그 순위는 SK가 2위, KGC인삼공사가 3위지만 이번 시즌 SK는 KGC인삼공사에만 유독 고전을 면치 못하며 3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다.
이날도 경기 초반부터 SK가 밀렸다. KGC인삼공사의 외곽포를 버티지 못하고 2쿼터 후반 12-41로 무려 29점 차로 끌려다녔고, 결국 18-45로 27점 뒤진 채 전반을 맥없이 마쳤다. 사실상 경기는 끝난 분위기였다. 그러나 3쿼터부터 SK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김선형과 자밀 워니의 2대2 플레이를 앞세워 야금야금 따라붙더니 31-45까지 격차를 좁혔다. KGC인삼공사는 4쿼터 중반 오세근의 연속 득점과 전성현의 3점포로 3분33초를 남기고 9점 차로 벌려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그러나 SK의 기세는 매서웠다. 김선형이 경기 후반 덩크슛을 포함해 내리 6점을 올리면서 65-66, 1점 차로 턱밑까지 쫓았다. 그리고 경기 종료 28초를 남기고 KGC인삼공사의 공격을 막은 SK는 워니가 오마리 스펠맨의 반칙을 유도해 자유투 2개를 얻었고, 이를 모두 넣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남은 시간은 단 2초였다.
해결사로 나선 김선형은 4쿼터에만 13득점을 포함해 22득점으로 활약했고, 워니는 19득점 12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원주 DB가 서울 삼성을 88-62로 꺾고 시즌 맞대결 전승을 기록했다. DB는 이번 시즌 4차례 대결을 포함해 지난 시즌부터 삼성전 5연승을 이어갔다. 14승 16패가 된 DB는 고양 오리온과 공동 5위로 올라서며 중위권 경쟁을 이어갔다. 최하위 삼성은 지난 7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11연패에서 탈출했지만 연승을 이어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