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경기 평택시 청북면 한 물류창고 신축 공사현장에서 재발화된 불로 구조작업에 나선 소방관 3명이 순직했다. 지난해 6월 쿠팡 이천 덕풍물류센터 화재 당시 초진 후 인명 구조 작업을 위해 투입된 구조대원 1명이 숨진 것과 같은 상황이 반복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화재 현장에선 2020년 12월에도 자동차 진입 램프의 5층 천장 콘크리트 상판 붕괴 사고로 작업자 5명이 추락해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도와 경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화재는 전날 오후 11시 46분쯤 공사현장 1층에서 발생했다. 당시 1층 현장에 근로자 5명이 바닥 타설 및 미장 작업을 진행 중이었지만, 검은 연기를 보고 119에 신고한 뒤 자력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장비 58대와 인원 189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서 이날 오전 6시 32분쯤 초진에 성공한 뒤 오전 7시 10분 대응 1단계를 해제했다. 이후 2차례 인명 수색을 통해 인명피해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하지만 오전 9시 12분쯤 잔불이 남아 있던 1층에서 불길이 재발화되면서 불이 확산됐다. 소방당국은 오전 9시 21분쯤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재차 진화에 나섰다. 대응 1단계는 관할 소방서 전 대원이 출동하는 경보이고, 대응 2단계는 인근 5, 6개 소방서의 인력과 장비가 투입되는 조치다.
잔불 정리 및 인명수색을 위해 투입됐던 구조대원 5명은 건물 2층에 고립됐다. 송탄소방서 소속 구조대원인 이들은 화재 현장에서 30~50분 버틸 수 있는 산소통을 메고 투입됐지만, 오전 9시 30분쯤 교신이 끊겼다.
대원 5명 중 2명은 자력으로 탈출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귀가했지만 이형석(50·소방위) 구조대 팀장과 박수동(31·소방교)·조우찬(25·소방사) 구조대원은 현장에서 나오지 못했다.
화재 진압과 동시에 구조대원 3명의 소재 파악에 나선 소방당국은 이날 낮 12시 20분쯤 건물 2층 입구 반대편 80m 안쪽에 쓰러져 있는 대원 3명을 발견했다. 당시 모두 심정지 상태였고,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숨졌다.
경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변을 당한 소방관들은 모두 공기호흡기 등 개인 안전장구를 착용했지만 급격한 연소 확대와 구조물 붕괴로 갑작스럽게 고립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3시 37분 초진 및 대응 2단계를 해제했다.
경기소방재난본부는 순직한 3명의 영결식을 오는 8일 오전 10시 평택 이충문화체육관에서 엄수한다고 밝혔다. 장례는 경기도장으로 치러진다.
경찰은 전담팀을 구성해 화재원인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날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수사부장(김광식 경무관)을 본부장을 중심으로 강력범죄수사대, 과학수사대, 강력계와 평택경찰서 형사팀 등 73명으로 전담팀을 편성했다. 전담팀은 화재가 완전히 진화돼 건물 안전진단을 마치는 대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및 소방당국과 함께 합동감식팀을 꾸려 현장 감식도 진행할 예정이다.
불이 난 냉동창고는 건축면적 3만5,505㎡, 연면적 19만9,795㎡의 지상 7층, 지하 1층 규모의 프리캐스트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부동산·자산관리회사인 팸스가 짓고, 마켓컬리가 임대차 계약을 맺어 사용을 앞두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