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880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오스템임플란트 재무관리팀 소속 이모(45)씨가 금괴 수백억 원어치를 사들인 정황이 포착됐다.
5일 경찰과 금거래소 등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경기 파주의 한 금거래소에서 1㎏짜리 금괴 수백 개를 매입했다. 금괴 1㎏이 현재 8,000만 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씨가 사들인 금괴 가치는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씨가 지난해 12월 30일 잠적하기 직전 파주에 있는 건물을 부인과 여동생 및 지인에게 한 채씩 총 3채를 증여한 흔적도 찾아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일에는 발포제 제조·공급 업체인 동진쎄미켐 주식 391만7,431주(지분율 7.62%)를 취득했고, 그 가운데 336만7,431주를 11월과 12월에 매도했다.
경찰은 이씨의 금괴 구매 경위와 운반 방법을 살펴보고 있다. 이씨가 빼돌린 횡령금을 여러 계좌로 분산 송금한 정황도 포착해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건물 증여 및 주식매매에 회사에서 빼돌린 돈이 쓰였을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정지 처분을 당한 오스템임플란트 측은 이날 첫 공식 입장을 내고 "이씨가 횡령한 금액은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하면 자기자본의 91.8%지만, 올해 말 기준으로 예상되는 실적을 감안하면 자기자본의 59% 수준인 만큼 회사 재무상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정도는 아니다"라며 "당사는 총 2,400억 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어 "경찰이 출국 금지와 계좌 동결, 신병 확보를 위한 체포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수사를 통해 상당 부분이 회수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