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식 전남 목포시장과 권오봉 여수시장이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둘러싸고 선거용 논란에 휩싸였다. 지방선거(6월 1일)를 앞두고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다. 이미 상당수 자치단체들이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하고 추가 지급 계획까지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유독 두 시장이 도마에 오른 건 기존 '지급 불가' 입장을 번복한 탓이다. 이들은 "지역경제 침체를 외면해선 안 된다고 판단했다"거나 "경기 상황이 좋아지는 줄 알았다"고 해명했지만 시민사회단체의 시선은 따갑다.
김 시장은 지난 4일 담화문을 통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전 시민에게 1인당 10만 원씩 재난지원금을 설 명절 전후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목포시는 관련 예산 225억 원을 유달경기장 부지 매각 대금과 경비 절감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목포시의회와 시민단체들은 지난해부터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재정지원금 지급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냈지만 그간 김 시장은 재정난을 이유로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랬던 그가 돌연 일상회복지원금을 지급하기로 입장을 바꾸자 일각에선 "지방선거를 앞둔 김 시장의 쇼"라는 뒷말이 돌고 있다. 목포시와 인접한 무안군과 영암군이 지난해 각각 두 차례(20만 원)와 네 차례(45만 원)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면서 졸지에 목포시가 비교 대상이 된 탓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김 시장은 "목포시 재정이 여유롭지 않지만 시민들의 장기간 고통과 지역경제 침체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지방선거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권 시장도 김 시장과 처지가 비슷하다. 권 시장은 지난달 27일 일상회복지원금을 시민 1인당 20만 원씩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지급 규모는 569억 원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여수시의회와 시민단체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해달라고 요청했지만 권 시장 역시 지급 불가 입장을 고집했다. 권 시장은 "당시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되는 상황이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정부에서 일상회복을 하겠다고 밝히고 경기 상황이 좋아지는 줄 알았다"며 "인원 제한 등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이제는 지원금을 지급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여수시민협의회는 "권 시장은 일상회복지원금을 지방선거에 악용하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수시민협의회는 "시민단체와 여수시시의회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1년 가까이 1인 시위와 거리 홍보 활동을 펼쳤지만 여수시는 이를 철저히 외면했다"며 "인근 광양시와 순천시에 비해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여력이 충분한 여수시가 이제 와서 지급하겠다고 하는 것은 '뒷북행정'의 표본"이라고 비난했다. 권 시장은 '일상회복지원금 지급을 반대하다가 선회한 이유가 선거용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해서다. 선거용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김종익 (사)상생나무 이사는 "수백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일상회복지원금 지급 문제는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예산 편성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면서 "자칭 행정의 달인이라는 김 시장과 권 시장이 급하게 쫓기듯 새해를 앞두고 지원금을 지급키로 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