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정치인 이름 팔지 말라"...손학규 측이 이준석에게 발끈한 까닭

입력
2022.01.04 16:00
이준석 당 안팎 사퇴론 거부하며 "손학규에 단련" 
손학규 측 "자기 정치 위해 선배 이름 팔지 말라"

"손학규한테 단련된 이준석을 모르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선배 정치인 이름 함부로 팔지 말라." (손학규 대선 후보 측)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당 안팎에서 터져 나오는 사퇴론도 모자라, 이번엔 손학규(전 바른미래당 대표) 무소속 대선 후보 측에서까지 이 후보 비판에 가세했다.

발단은 이 대표가 당 안팎에서 터져 나오는 사퇴론에 대응하기 위해 갑작스레 손학규 후보의 이름을 소환하면서다.

전날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가 쇄신을 위해 전면 개편에 들어간 가운데, 의원들 사이에선 당 내홍을 야기한 이준석 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이 돌기 시작했다. 일부 최고위원들도 사퇴 의지를 드러내며 이 대표 압박에 들어갔다.

그러나 이 대표는 옛 바른미래당 사태 당시 손학규 대표의 이른바 '버티기 작전'을 거론하며, "제 거취는 변함 없다"고 사퇴론을 일축했다. "손학규한테 단련된 이준석을 모른다"는 발언은 이 과정에서 나왔다.


그러자 손학규 대선 후보 캠프가 발끈했다.

설영호 대변인은 4일 서면 논평을 통해 "이 대표는 자기 자신의 정치를 위해 선배 정치인의 이름을 함부로 팔지 말길 바란다"고 불쾌감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손학규 대표의 소명은 지금도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이고,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하고 의회 중심의 참된 민주주의 길을 가고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설 대변인은 "당시 이준석 최고위원과 일부 당원들이 손학규 대표를 몰아내려 했으나, 손 대표는 제3지대 정당을 지키기 위해 대표직을 놓을 수 없었다"면서 "이 최고위원 등이 바른미래당을 장악하여 미래통합당으로 통합하고자 했고, 이 대표는 결국 미래통합당으로 가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설 대변인은 이 대표를 향해 "미래가 촉망되는 청년 정치인이 이번 기회에 성숙한 정치인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강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