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에서 인천까지 '택시비 먹튀 남녀'... 잡고 보니 남중생들

입력
2022.01.04 14:00
"친구 만나려 택시 탔는데 돈이 없었다"
60대 기사 쫓아가다가 넘어져 인대 다쳐
경찰, 사기 혐의 중학생 2명 불구속 입건

경기 고양시에서 인천 부평구까지 택시를 탄 뒤 요금을 내지 않고 달아났던 이른바 '먹튀 남녀'가 실제로는 남자 중학생들로 밝혀졌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A군 등 중학생 2명을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A군 등은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7시쯤 인천 부평구 한 모텔 앞에서 택시비 4만6,000원을 내지 않은 채 그대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그날 오전 5시 19분쯤 고양시 일산의 한 아파트 앞에서 택시를 탄 것으로 조사됐다.

택시기사 B씨는 "(A군 등이) 목적지에서 기다리는 일행이 요금을 낼 것이라고 말한 뒤 목적지에 도착하자 뒷좌석에서 내려 달아났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A군 등은 경찰에서 "친구를 만나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돈이 없어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B씨 아들은 앞서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일산에서 부평 먹튀 남녀 잡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60대인 아버지가 쫓아가다가 넘어져 인대를 다치고 멍이 들어 영업을 못하고 있다"며 "꼭 잡아서 다른 기사님들의 피해가 없길 바란다"고 적었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와 택시 블랙박스 영상을 분석해 달아난 승객들을 뒤쫓은 결과 남중생 2명으로 밝혀졌다.

이환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