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성착취 혐의로 수감되었다가 교도소에서 자살한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이 과거 피해 여성 중 한 명인 버지니아 주프레와 면책 합의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주프레는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차남인 앤드루 왕자로부터 과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인물이기도 하다.
미 CNN방송은 주프레가 엡스타인 스캔들과 관련해 앤드루 왕자를 상대로 뉴욕 맨해튼 연방지방법원에 제기한 민사소송 재판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됐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프레는 2009년 플로리다주 연방법원에 엡스타인을 고소했으나, 이후 비밀 합의문에 서명하며 50만 달러(약 6억원)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루 왕자 측 변호인은 이 합의에 따라 앤드루 왕자의 법적 책임 또한 면제됐다고 주장했다. 이번 합의문에는 앤드루 왕자의 이름이 명시돼 있지는 않다. 다만 '잠재적으로 피고가 될 가능성이 있는 개인 또는 단체'라는 표현이 담겨 있기 때문에 앤드루 왕자 또한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는 뜻이다.
변호인단은 주프레가 돈을 노리고 앤드루 왕자를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라고 주장하며 "엡스타인이 주프레를 학대한 것이 앤드루 왕자를 상대로 한 주프레의 소송을 정당화시켜주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주프레는 과거 앤드루 왕자가 자신이 미성년자이며 엡스타인의 성적 인신매매 피해자임을 알면서도 자신을 성폭행을 했다고 주장해 왔다. 반면 앤드루 왕자는 주프레와 만난 기억이 없다며 이를 부인해왔다. 당시 증거로 제기됐던 주프레를 팔로 감싸 안은 사진에 대해서도 "조작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프레의 변호인인 다이브 보이스는 성명을 통해 이 합의문이 앤드루 왕자 폭로건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플로리다주에서의 엡스타인 소송에서 앤드루 왕자는 '잠재적 피고인'이 될 수 없다"며 "플로리다 소송은 그가 관여하지 않은 연방 정부의 클레임과 관련된 것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