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MBC '트레이서', JTBC '서른, 아홉' 등, 개성 강한 드라마들이 상반기 안방극장을 공략한다. 지난 2021년을 부실하게 보냈던 방송사들에겐 반등과 도약, 또 강세를 이어갈 방송사에게는 흥행세를 굳힐 기회로 남을 예정이다. 시청자들을 붙들어놓을 신년 드라마들을 만나보자.
지난 3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드라마 '고스트 닥터'는 신들린 의술의 오만한 천재 의사와 사명감이라곤 1도 없는 황금 수저 레지던트, 배경도 실력도 극과 극인 두 의사가 몸을 공유하면서 벌어지는 메디컬 스토리다.
가장 먼저 주목할 점은 배우 정지훈이 3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는 점이다. 프로젝트 그룹 싹스리의 비룡, 넷플릭스 '털보와 먹보'에서 먹보로 숨 가쁘게 움직였던 정지훈이 이번에는 의사 캐릭터로 분했다. 흉부외과 전문의로 새롭게 선보이는 정지훈의 도전이 '고스트 닥터'의 관전 포인트다. 정지훈과 김범의 이색 케미스트리가 어떤 식으로 표현될지 궁금증이 모인다.
오는 7일 첫 방송되는 MBC 새 수목드라마 '트레이서'는 국세청 조사관들의 통쾌한 활약을 다룬다. 작품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비리를 파헤치는 조세 5국의 팀장 황동주(임시완)과 과장 박용우(오영), 국세청장 손현주(인태준)의 이야기를 조명한다. 김현정 작가가 대본을 맡고 '보이스 시즌2' '실종느와르M' 등을 연출한 이승영 PD가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옷소매 붉은 끝동'으로 흥행의 맛을 본 MBC가 '트레이서'로 상반기 안방극장을 공략한다. 국세청 배경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통쾌한 스토리, 연기파 배우들의 향연을 내세우며 차별화를 꾀한다.
지난해 주요 채널들 중 시청률 1위를 차지한 SBS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로 장르물의 귀환을 알렸다. 새 금토드라마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은 동기 없는 살인이 급증하던 시절, 악의 정점에 선 연쇄살인범들의 마음속을 치열하게 들여다봐야만 했던 대한민국 최초 프로파일러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다. SBS는 지난해 '모범택시'로 장르물의 명가라는 수식어를 받았다. SBS의 웰메이드 범죄 심리 수사극에 대한 관심이 큰 이유다.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라인업은 단연코 상반기 최고 기대작답다. 먼저 김남길은 지난 2019년 SBS '열혈사제'로 9관왕을 거머쥐면서 입지를 증명했다. 드라마 '나쁜 남자' '상어' '명불허전' 등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과시했던 김남길의 귀환은 안방극장을 다시 한 번 사로잡을 전망이다. 특히 '열혈사제'에서 김남길은 코믹, 액션부터 무게감 있는 연기까지 다채로운 모습으로 시청률 20%를 돌파하며 위엄을 과시했다.
이 밖에도 진선규 김소진 등 감초 같은 배우들이 김남길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며 이야기를 이끈다. '열혈사제'와 '펜트하우스' 등으로 2년 연속 시청률 1위를 차지했던 SBS의 야심이 가득 느껴진다. 작품은 오는 14일 베일을 벗는다.
지난해 약세를 보였던 JTBC는 손예진이라는 히든카드를 꺼냈다. 손예진 전미도 김지현 주연작 '서른, 아홉'은 오는 2월, 시청자들을 만난다.
작품은 마흔을 코앞에 둔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 삶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는 현실 휴먼 로맨스 드라마다. 차미조(손예진), 정찬영(전미도), 장주희(김지현)가 서른아홉 살 동갑내기 친구들로 뭉쳐 세상 가장 소중한 나날을 보내는 세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앞서 '술꾼도시처녀들' 등으로 여성들의 서사가 시청자들의 각광을 이끌어낸 가운데 '서른, 아홉'이 선보일 작품성에도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