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감염자 중 사망자·위중증 환자가 처음으로 나왔다.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 대부분이 무증상·경증이라는 사례를 뒤집는 것으로, 오미크론 전파 속도가 빨라지면서 위중증·사망 사례로 확대됐다.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오미크론 관련 사망자는 1명, 감염 의심 사망자 1명, 위중증 환자는 1명이다. 이날 0시 기준 오미크론 감염자는 111명 추가돼 총 1,318명으로 늘었다.
사망자는 광주의 한 요양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90대 환자다. 이 요양병원에서는 3명의 오미크론 감염자가 나왔고, 18명은 감염 의심자로 분류된 상태다. A환자는 지난달 26일에 확진 판정을 받아 27일 사망했다. 30일 사후에 감염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 의심자 중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이 요양병원에 입원한 90대로, 지난달 25일 확진돼 치료를 받던 중 지난달 29일에 사망했다. 이 사망자는 지난해 5월 화이자 백신으로 2차 접종을 마쳤다. 다만 방역당국은 두 사망자 모두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했다.
오미크론 감염자 중 위중증 환자는 1명으로, 해외에서 입국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70대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회 접종을 마쳤다. 현재 산소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그동안 오미크론 감염자들의 증세가 '경증'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고위험군에게는 '감기 같은 약한 변이'로 부르기 어려워졌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최근까지 오미크론 확진자는 60대 미만 젊은 연령대에서 주로 발생했다"며 "확진자가 늘고 지역사회 전파가 커지면서 중증도가 높은 취약 집단에 갔을 경우 드물더라도 사망 사례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돌파감염의 위험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 총 1,318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돌파감염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5명은 추가 접종자로, 절반 이상인 29명이 1차 때 얀센 백신을 맞은 사람들이었다.
방역당국은 일단 백신 접종과 조기 관리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영국처럼 오미크론 확산을 통해 집단면역을 이루는 건 우리나라와 맞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1일 오전 9시 기준 영국의 오미크론 감염자는 24만 여명으로, 사망자는 75명이었다. 이상원 중대본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영국은 누적된 확진자 수가 전체 인구의 20%에 가깝지만, 국내 감염률은 인구 대비 1.2% 정도"라며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 할 수 없다. (영국은) 그사이 14만 명에 이르는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