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 논란 경산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 어떻게 되나

입력
2022.01.05 16:20
경자청, 산업부 반대에 일단 '멈춤'
경산지식산업지구 2단계 부지에
감정가 공급 등 '재구조화'로 재추진
정부 반대 여전해 성사여부 불투명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이 특혜논란을 빚어온 경산지식산업지구 내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을 부지 공급조건 등을 변경해 추진키로 해 회생 여부에 주목된다. 열쇠를 쥐고 있는 산업통상자원부는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계속될 전망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경자청은 경산지식산업지구 1단계 외국인투자 ‘유보지역’ 17만7,000㎡ 부지에 유치키로 한 신세계 프리미엄 아울렛을 일단 접었다. 정부가 산업시설용지를 유통시설로 용도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한 때문이다.


경자청은 2020년 9월 신세계사이먼과 경산시 하양읍 경산지식산업지구 내에 1,2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200여 국내외 유명 패션잡화브랜드가 입접하는 프리미엄 아울렛을 조성키로 하는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역유통업계에선 2015년쯤부터 경산지역에 아울렛 조성 추진설이 나돌던 신세계 측이 거의 5년만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분석이 나돌았다.

신세계사이먼은 신세계그룹과 미국 사이먼프로퍼티그룹이 합작해 우리나라에 설립한 유통업체다. 경기 여주 파주 부산 시흥에 아울렛을 운영 중이다. 경산에 추진 중인 아울렛은 부산보다 더 큰 규모로 알려졌다.

경산시 등은 아울렛이 2023년말쯤 문을 열면 2,000명 이상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외 관광객 유치 등으로 경산시와 인접한 영천시, 청도군 일대 경제활성화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업은 시작부터 도로 상하수도 등 기반시설 구축에 거액의 세금을 투입해 조성한 산업용지에 첨단지식산업이나 하이테크 기업도 아닌 ‘유통’업체를 유치하는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특히 대장동사건이 불거진 뒤 부지 특혜공급 의혹까지 제기됐다. 경자청이 신세계사이먼에 공급키로 한 용지 공급가는 3.3㎡에 85만원 내외. 지구 밖 주변지역 땅값은 300만 원 이상으로 알려져 있다.

혁신성장기업 대신 유통업체 유치는 곧바로 브레이크가 걸렸다. 해당 지역은 산업시설용지로, 유통업체가 들어서려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용도지역 및 토지이용계획 변경이 필수이지만 요지부동이었다. 총리까지 나섰지만 꿈쩍도 않았다.

이에 따라 경자청은 경산지식산업지구 1단계 부지에 아울렛 유치를 접기로 합의한데 이어 현재 조성 중인 2단계 부지에 유치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최삼룡 경자청장은 “2단계 부지는 감정가로 공급, 특혜 소지를 없앨 계획”이라며 “(아울렛유치는) 정책적인 문제로, 전체 경산발전과 지구 활성화 차원에서 2단계 부지 계획을 재조정하는 것을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산업통상자원부 측은 “2단계는 늦게 추진했을 뿐이고, 전체 개발 콘셉트는 똑같다”며 ‘타당한 이유’가 있어야 용도를 변경할 수 있다는 입장이어서 앞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2008 하양읍 대학리 와촌면 소월리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데 이어 2012년부터 1조원을 들여 382만3,000㎡ 규모로 특화산업단지와 연구센터 등을 조성 중이다. 2015년 1차분양을 시작, 지난해 1단계 조성을 마쳤다. 올 연말까지 2단계 조성공사를 완료한다는 목표다. 12월말 현재 40여 국내외 기업이 입주해 있다.

한편 지난 2000년에도 대구시는 달서구 용산동 시유지를 외국자본을 유치한다며 홈플러스에 정상요율의 5분의 1에 불과한 50년간 임대료 1%로 장기임대해 헐값 임대 논란을 일으켰다. 이후 홈플러스가 ‘외투기업’ 자격을 잃게 되자 협약을 개정, 종전보다 대구시에 유리하게 한 바 있다.

정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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