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석탄 수출 금지 여파, 단기적이라지만"...국제가격 급등 후폭풍 가능성도

입력
2022.01.0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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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자국 석탄 수출 금지 조치
정부, '수급관리TF 긴급회의' 개최
국제 석탄 가격 인상 가능성도 주목해야

새해 벽두부터 글로벌 석탄 공급망에 이상 징후가 감지되면서 세계 각국도 긴장하고 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새해 첫날인 지난 1일부터 자국 내 수급 부족을 이유로 1월 한 달 동안 석탄 수출 금지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다. 정부에선 인도네시아의 이번 석탄 수출 금지 조치가 국내 전력 수급에 단기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해당 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런 수출 제한 조치가 반복될 경우 석탄의 국제가격 인상과 더불어 이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을 포함한 후폭풍까지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인도네시아의 석탄 수출 금지 조치에 따른 국내 에너지 및 전력 수급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 ‘에너지·자원 수급관리 태스크포스(TF) 긴급회의’를 개최했다. 이틀 전, 인도네시아로부터 전해진 자국 내 석탄 수출 금지 조치에 따른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박기영 산업부 2차관과 담당 국·과장, 주인도네시아·주중국 한국대사관 소속 상무관, 발전 공기업 5개사,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임원들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 이 자리에선 인도네시아의 수출 금지 조치 배경과 향후 전망이 논의됐다.

이날 긴급 회의 직후 “이번 인도네시아의 수출 제한 조치로 국내 산업계가 입을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본 정부는 “이미 확보한 석탄 재고량과 호주 등 다른 국가로부터의 정상 수입량 등을 감안할 때 피해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석탄 수입국에서 호주가 4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인도네시아(20%)와 러시아(11%), 미국(9%) 순이었다. 인도네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인 상황이 아닌 데다, 이달 중 인도네시아로부터 입고 예정이었던 석탄 물량 중 55%는 이미 선적되거나 출항을 했다는 점에서 당장 큰 피해가 우려된 상태는 아니란 게 정부 측 설명이다. 다만, 박 차관은 이날 회의에서 “단기적 영향이 제한적이더라도 전력 수요가 가장 높은 1월에 이런 일이 생긴 만큼 철저한 대응책을 마련한다”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로 파생될 국제 석탄 가격의 인상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된다고 지적한다.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인도네시아도 향후 탄소중립 목표를 선언하긴 했지만, 당장은 경제 성장에 초점을 맞춘 터라 향후 10년 이상 석탄 사용량이 늘면 늘었지 줄어들진 않을 것”이라면서 “인도네시아산 석탄도 국제 에너지 가격과 연동이 돼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수급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발 공급 불확실성 속에 석탄 수요가 호주와 러시아, 몽골 등으로 몰릴 시나리오에 대비, 국내 석탄 비축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국내에서도 아직 석탄발전 비중이 전체의 40%가 넘는 상황이라 석탄 가격 상승은 에너지 생산단가로 직결된다”며 “향후 재생에너지가 세계적으로 자리 잡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정부가 발전 공기업의 석탄 비축을 탄소중립 역행으로만 봐선 안 된다”고 짚었다.

한편, 산업부는 ‘인도네시아 석탄 수출 금지 조치 대응반’을 운영하면서 에너지 관련 기관 및 해외 공관과의 긴밀한 협조하에 석탄 및 전력 수급 관리에 나서겠단 입장이다.

김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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