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4차 접종 60세 이상 전체로 확대… 세계 최초

입력
2022.01.03 08:36
"이스라엘 국민 3분의 1 감염될 수도" 경고
오미크론 확진 급증, 백신 4차 접종 본격화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대상을 60세 이상 고령자 전체로 확대한다. 3차 접종 이후 4개월이 지난 의료진도 백신을 또 맞아야 한다.

이스라엘 언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나프탈리 베네트 총리는 2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5차 유행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5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며 이러한 지침을 발표했다. 지난달 30일 면역 저하자와 요양시설 거주 노인에 한해 제한적으로 4차 접종을 승인했는데, 사흘 만에 대상자를 대폭 넓혔다.

베네트 총리는 “이스라엘은 세계 최초로 부스터샷(추가 백신) 접종을 했고 그 정책은 우리 국민을 보호했다”며 “여러분이 해야 할 일은 백신을 맞는 것”이라고 독려했다.

이스라엘 정부의 이번 결정은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확산하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이스라엘에선 세 자릿수에 머물던 신규 확진자가 3주 만에 5,000명으로 치솟았다. 이번 주말까지 신규 감염이 2만~3만 명대로 늘어나고, 대유행이 정점에 다다르면 하루 5만 명씩 쏟아질 것이라는 경고도 나오고 있다.

이스라엘 정부 보건자문위원인 에란 시걸 바이츠만 연구소 박사는 “현재 140만 명 수준인 누적 확진자 수가 3주 안에 200만~400만 명까지 폭증할 것”이라며 “이스라엘 인구(950만 명) 3~4명 중 1명이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부는 방역 규제를 완화해 백신을 접종했을 경우 확진자와 접촉하더라도 더는 격리시키지 않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확진자 접촉시 7일간 자가 격리를 해야 하고, 유전자 증폭(PCR)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만 격리가 해제됐다. 베네트 총리는 “전 세계 사례를 통해 백신 접종을 마친 경우 대체로 중증으로 악화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백신은 중증 질환으로 악화하거나 격리되지 않도록 방어해 준다”고 강조했다.

또 이스라엘 보건당국은 다국적 제약사 머크가 개발한 먹는 치료제 몰누피라비르도 18세 이상 성인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이미 이스라엘은 화이자의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을 했고, 첫 물량을 인도받아 환자 치료에 사용하고 있다.

김표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