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 음료·스틱 판매 업체인 중소기업 A사는 최근 8만 달러(약 9,500만 원) 상당의 수출 계약을 고스란히 날릴 뻔했다. 미국 애틀랜타 소재 유통업체와 수출계약에 성공했지만 배를 구하지 못한 탓이었다. 납품 지연에 따른 피해와 수입업체로부터 그동안 쌓았던 신뢰도 추락도 피하긴 어려운 듯했다. 그 무렵, 중소벤처기업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고 A사도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중소기업 해상운송 지원사업'을 통해 바로 출항이 가능한 HMM(옛 현대상선) 선박을 소개받고 무사히 납품에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기부는 선박 확보를 포함한 물류 일괄 대행서비스(풀필먼트 서비스) 지원에 나선다고 2일 밝혔다. 전 세계 주요 항만에서 누적된 적체 현상으로 항공·해상운임이 상승한 가운데 선박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을 돕기 위해서다.
중기부는 우선 중소기업의 물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물류바우처 등을 활용해 물류비 총 169억 원을 지원하고, 페덱스 등 특송물류사와 협업해 할인된 가격으로 특송물류 이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물류바우처는 기업당 최대 1,4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온라인 수출기업에는 주문부터 사후관리까지 풀필먼트 서비스도 최대 2,500만 원을 지원한다. 또 신속하고 정시에 도착 가능성이 높은 대신 고비용이 한계인 특송운임도 32~66% 할인 지원할 수 있도록 특송사인 페덱스(FedEX)와도 협업했다.
중기부는 물류난으로 선적 공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 국적선사 HMM과 협업해 중소기업 전용 선적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항로별 지원규모는 미 서안향 550TEU(20ft 컨테이너 1개), 미 동안향 50TEU, 유럽향 50TEU 등이다. 중소기업은 물류애로 해소 시까지 HMM 선박에 주당 650TEU 규모로 선적을 우선 배정받는다. 중기부 관계자는 “올해부터는 임시선박으로 제공되던 미국 서안향 선적공간이 정규선박으로 전환되면서, 중소기업은 선박 일정을 미리 확인하고 물류계획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중기부는 이와 함께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중소기업과 국적선사의 장기운송계약 체결을 지원, 기업이 고정 운임으로 해상물류를 이용할 수 있게 도울 방침이다. 운송비에 사용할 수 있는 물류 바우처도 1,4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변태섭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은 “글로벌 물류대란이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지난해 역대 최대실적을 기록한 중소기업 수출 호조세를 올해에도 이어가기 위해 중기부는 수출물류 애로 완화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