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9일 실시되는 대선 경기장은 국민의힘에 여전히 기울어져 있다. 그러나 경기 내용을 보면, '선수'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우위를 놓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29, 30일 실시한 신년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내일이 투표라면 어느 대선후보에게 투표할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꼽은 응답자는 34.3%였고, 윤 후보를 고른 답변자는 28.7%였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5.6%포인트)는 오차범위(±3.1%포인트)에 근접하지만, 이 후보가 사실상 박빙우세를 점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9.0%로 선전했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 지지율은 4.5%로 조사됐다. '4명이 아닌 다른 인물에 투표하겠다'는 답변은 2.9%였고, '투표할 사람이 없다'는 14.9%, '모름·무응답'은 5.7%로 집계됐다.
선거 지형 자체는 윤 후보에게 유리하다. '정권 심판을 위해 야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 심판론(47.8%)이 '정권 교체를 막기 위해 여당 후보를 지지해야 한다’는 정권 재창출론(37.5%)을 10.3%포인트 차이로 앞질렀다. 한국일보ㆍ한국리서치의 지난해 신년 여론조사에선 정권 심판론(47.4%)과 정권 안정론(45.2%)이 팽팽했다.
정당 지지율도 윤 후보에게 불리하지 않게 재편됐다. 올해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35.2%)은 민주당(33.6%)을 따라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신년 조사에선 민주당(38.3%)이 국민의힘(28.2%)을 앞서 있었다.
그럼에도 윤 후보가 고전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려 하는 유권자들이 그를 온전한 대안으로 보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권 심판론(47.8%)과 윤 후보 지지율(28.7%)의 격차, 즉 약 20%에 해당하는 민심이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한울 한국리서치 전문위원은 "정권 심판론자들이 갈 곳을 찾지 못하면서 윤 후보가 우세했던 흐름이 바뀌는 국면인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 후보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는 것일 뿐, 이 후보와 민주당이 우세한 구도를 굳힌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여전히 40%에 육박하는 탄탄한 지지율을 지키고 있다.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한다’는 답변은 39.9%였고, ‘못한다’는 57.4%였다. 다만 지난해 신년 조사보다는 평가가 인색해졌다. 당시엔 '잘한다'가 43.5%, '못한다'가 54.6%였다.
'대선 투표를 할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83.2%였고, 특히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는 답변은 74.0%에 달했다. '투표하지 않겠다'는 3.0%,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는 11.3%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