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도발 "신지예, 이수정? 핀셋 정리 말고 캠프 전체 해체해야"

입력
2021.12.31 09:00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최근 각종 여론조사서 윤석열 후보 고전 중
"60대 빼고 다 포위...20대 '잡은 고기'로 착각"
TK 방문 중 윤석열 후보 거친 발언 이어가자
"현장 분위기 맞추면 국민 다수와 다른 의견 생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30일 최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지지율 판세에 대해 "60대 빼고는 이제 다 포위당했다"며 "선대위를 핀셋 정리하지 말고 전체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내 일각의 후보 교체론에 대해선 "후보를 교체하면 그 선거는 진 선거"라고 일축했다.

이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과 인터뷰에서 "매머드(급 선대위)가 문제다. 잡아야 한다. 먹기만 많이 먹고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면서 거듭 선대위 해체론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들며 "참 어안이 벙벙하다"며 "60·70대에 10·20·30대를 더해서 세대 포위론, 세대 결합론을 이끌어왔는데 무슨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인지 선대위의 주요 의사결정을 하는 분들은 10·20대를 다 잡아놓은 고기라 생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등 4개 기관 합동 전국지표조사(NBS)와 전날 발표된 서울신문 의뢰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 지지도는 60대 이상 고령층을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밀렸다. 특히 한국갤럽 조사에서 윤 후보의 20대 지지율은 9.5%로 한 자릿수까지 추락했다.(NBS 27~29일 실시, 한국갤럽 27, 28일 실시,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이 대표는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후 내가 당대표를 하면서 11월까지 어떤 조사를 봐도 우리가 50% 이상을 (20대) 거기서 득표하니 다 잡은 고기라는 잘못된 인상을 준 것 같다"며 "오늘(30일 NBS) 조사를 보면 그분들(윤 후보 선대위)이 얼마나 오판했나 보면 60대를 빼고는 이제 다 포위당했다"고 탄식했다.

오판의 가장 큰 배경으로 "매머드(급 선대위)가 문제"라고 지적하며 "먹기만 많이 먹고 제대로 하는 게 없다"며 거듭 해체론을 주장했다. 사람 콕 찍어서 핀셋 정리 말고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시작하라는 말이다. 이 대표는 "매머드는 틀렸다. 이것을 타고다니면 큰일 난다. 말을 새로 뽑아오든, 개썰매를 끌고오든 딴 것을 타고 다녀야 한다"며 "뭐든 다른 형태로 전환해야지 이 매머드를 타고 다니면 (선거) 끝난다"고 단언했다. 이에 진행자가 '이수정·신지예·김민전 등의 인사를 정리하라는 거냐'고 묻자, 이 대표는 "그분들을 모셔놓고 해촉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그러니까 해체하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후보 교체 여부 두고..."그럴 의사 전혀 없다"

전날 경북 선대위 출범식에서 윤 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당원 집회는 원래 조금씩 과격해진다"면서도 "우리 후보가 좀 격하게 발언한 것 같은데 저는 아마 그 부분은 이번에 많은 지적을 받았을 걸로 보이고, 비슷한 표현이 앞으로는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두둔했다.

윤 후보는 29일 경북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무식한 '삼류 바보'들을 데려다 정치해서 경제·외교와 안보를 전부 망쳐놓고 무능을 넘어서 과거 권위주의 독재정부가 하던 사찰을 한다"고 맹비판해 구설수에 올랐다. 30일 대구선대위 출범식에서도 "저와 제 처, 제 처의 친구들, 심지어 제 누이동생까지 통신 사찰을 했다. 이거 미친 사람들 아니냐"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다만 "(유세) 현장에 맞춰 주는 식으로 가게 되면 국민 다수와는 약간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경우가 생긴다. 우리 후보를 모시는 사람들이 후보에게 이런 지역에 갔을 때는 이런 메시지가 좋겠다는 것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조언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당내 일각의 후보 교체론에 대해선 "후보를 교체하려면 최고위원회의에서 내가 당대표로서 회의를 주재해 의결해야 하나, 나는 그럴 의사가 절대 없다"며 일축했다. "그렇게 후보를 교체하면 그 선거는 진 선거"라고도 덧붙였다. 자신의 선대위 복귀에 대해서는 "저는 문을 두드린 적이 없기 때문에 문을 열어도 제가 밖에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