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성 장 질환자 54%가 코로나19 두려움·불안 느껴

입력
2021.12.30 19:03
대한장연구학회, '2021 염증성 장 질환 설문 조사' 결과

코로나19 두려움이 염증성 장 질환 치료ㆍ관리에 나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장연구학회가 ‘2021 행복한 장(腸) 해피바울 캠페인’ 일환으로 염증성 장 질환(크론병, 궤양성대장염) 환자 47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온라인 설문 조사 결과에서다.

설문 대상자 470명은 남성 304명, 여성 166명으로 10대 이하 7.7%, 20대 26.8%, 30대 34.9%, 40대 20.2%, 50대 이상 10.4%였다. 크론병 73.6%, 궤양성대장염 24.3%, 기타 2.1%를 차지했다. 58.7%가 미혼이었다.

우선 ‘코로나19 때문에 병원 방문이 두려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매우 그렇다10.2%+그렇다 28.3%)는 응답이 38.5%였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병원 방문을 취소하거나 연기한 환자는 23.0%였다.

이 중 65.7%는 취소ㆍ연기 이유로 코로나19 감염 두려움을 들었다. 코로나19 유행 중 질환이 악화된 환자도 24.9%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두려움과 걱정 정도는 53.8%의 환자(‘매우 심했다’ 24.7%, ‘심했다’ 29.1%)가 코로나19 감염 두려움과 걱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는 면역 조절제ㆍ생물학적 제제 등 면역을 일부 억제하는 약물이 쓰인다. 여러 연구에서 이러한 약물들이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더 높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치료 중인 약물로 인해 코로나19에 감염될 위험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우려한 환자는 30.0%나 됐다.

실제로 감염 우려로 치료 중인 약 일부 혹은 전체를 임의로 끊은 경험은 4.5%로 나타났으며, 이로 인해 질환 상태가 ‘조금 악화됐다(23.8%)’ ‘매우 악화됐다(9.5%)’고 답했다.

염증성 장 질환은 위장관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최근 10년 새 환자가 2배 정도 증가했다.

설사, 혈변, 복통, 체중 감소, 심한 피로감 등의 증상이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발생한다.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장내 세균 등 환경적 영향과 이에 대한 면역반응 이상으로 인해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염증성 장 질환은 완치되지 않는 질환으로 한 번 발병하면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므로 지속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다.

명승재 대한장연구학회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국민 고충도 크지만 염증성 장질환 같은 만성질환자 고충이 더욱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