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유가 변했다. 추운 겨울날, 샤워 전 미리 뜨거운 물을 틀어 욕실을 데웠던 그는 이제 그렇게 하지 않는다. 물 절약이 습관이 됐기 때문이다. 식수가 부족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고요의 바다'를 촬영한 뒤 생긴 변화다.
30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에 대한 공유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은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담는다.
'고요의 바다'는 공유가 철학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 이는 그가 작품에 끌렸던 이유기도 하다. 공유는 "'인류는 생존을 위해 비윤리적인 행동을 어디까지 해야 하는가'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나도 확답을 못 하겠더라. 앞으로 생각해나가야 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그 과정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오한 메시지를 담고 있고,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SF 장르인 만큼 관객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렸다. 공유는 이에 대한 반응을 예상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작품에 접근하는 관점이 많을 거라고 예상했죠. 광활한 우주의 모습과 다이내믹한 모습을 기대하셨던 분들이 부정적으로 보실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이 작품이 (한국 SF물의) 발전 가능성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해요."
'고요의 바다'에서의 액션 연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엘리베이터에서 떨어지는 장면을 찍었을 때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와이어를 10~12개 내 몸에 달았다. 우주복과 와이어와 나 하나를 콘트롤하기 위해 수많은 스태프들이 매달려서 날 올리고 내렸다. 너무 힘들었는데 신나게 찍었다. 비주얼적으로 어떻게 구현될지 생각하면 설레더라"고 말했다.
완성된 작품을 본 공유는 환호했다. 완성된 작품을 시청하던 때를 떠올리던 그는 "내 예상보다 훨씬 잘 구현됐다. 비주얼적으로 만족스러웠다"고 이야기했다. "공수찬이 바이러스에 감염돼서 물을 토할 때, 홍닥이 살리겠다고 할 때 소름 돋았다. 처음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대원이라 세세하게 묘사돼야 했다"며 자신이 좋아하는 또 다른 장면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공유는 "작품을 찍으며 사람들이 환경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신념과 소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불특정 다수가 맞다고 하는 쪽으로 우르르 몰려다니기보단 개인이 확실한 철학과 신념을 갖고 할 말이 있을 때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공유는 이 작품을 통해 대중이 환경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이와 관련된 댓글이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팬분이 '드라마를 보고 난 뒤에 수도꼭지를 잠그게 됐다'는 글을 카페에 썼어요.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느끼게 해줘서 고맙다'는 글을 보고 보람을 느꼈죠."
그는 최근 개설한 자신의 SNS 계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팬들을 언급했다. 공유가 SNS 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해외 팬들 때문이었다. "지지해 주셨던 해외팬들 연합이 있어요. 세계 각국분들이 그룹을 만들어서 계속 그렇게 연락을 해주시고 선물을 보내주시는데 그분들과 소통할 창구가 없더라고요. 제가 글을 쓰는 팬카페는 여러 가지를 기입해야 해서 해외 팬분들이 들어오기가 쉽지 않거든요."
공유는 직접 낚시해서 잡은 오징어 사진을 올리는 등 팬들에게 일상을 공개하며 소통하고 있다. 그는 "멋있는 사진만 있는 건 오글거리더라"며 오징어 사진을 올린 이유를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 "팬분들께 진지함과 엉뚱함 사이 어딘가에 내 SNS가 있을 거라고 말씀드렸다. 제대로 된 사진이 없다고 주변에서 SNS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고 한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한편 '고요의 바다'는 지난 24일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