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보호소 예산은 0원… 바다쉼터 좌초 위기"라는 제목으로 보도(12월 24일)한 '애니청원'을 통해 내년 바다쉼터(돌고래 보호소)에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을 포함, 동물을 위한 예산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전해드렸는데요. 한국일보닷컴과 포털사이트, 해당 청원을 공유한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를 통해 공감해주신 분이 1,900여 명에 달했습니다.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이에 해양수산부에는 내년 바다쉼터 조성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핫핑크돌핀스에는 바다쉼터 조성을 위해 어떤 점이 필요한지에 대해 각각 물었습니다. 또 각 부처의 동물복지 예산을 분석해 온 동물자유연대에는 동물 예산 확보를 위한 방안과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복지 예산 편성에 대해 묻고 이를 전해드립니다.
-'돌고래 바다쉼터 타당성 조사 용역과 기본 계획 수립을 위한 예산' 2억 원을 포함시켰는데 이 예산이 기획재정부에 의해 전액 삭감됐습니다. 앞으로 바다쉼터 추진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내년 해수부 예산은 6조4,000억 원인데 사업을 추진하다 보면 남는 예산이 생깁니다. 남은 예산을 끌어모으고 민간단체와 협의를 통해 바다쉼터 후보지 물색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있고 태풍, 적조 등의 영향으로 외부 바다쉼터 외에 필요 시 돌고래들이 실내에서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 환경과 같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돌고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들 것입니다." (이하 이재영 해수부 해양생태과장)
-그동안 바다쉼터에 대한 시민과 동물단체의 요구가 컸는데, 예산이 삭감된 이유는 뭐라고 보나요.
"정부 예산은 한정되어 있는데 시급성, 효과성 등을 따지면서 편성 시 동물분야가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것 같습니다. 아직까지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요구 수준이 높지 않다고 느끼는 부분도 있는 것 같고요. 내년에는 바다쉼터를 포함 동물복지를 위한 사업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좌초 위기에 놓인 바다쉼터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안이 필요할까요.
"정부가 바다쉼터 물색을 위한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습니다. 그렇다고 시민단체가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기 때문에 시민단체들이 바다쉼터 후보지를 물색하고 정부에 제안하고자 합니다.
해수부는 바다쉼터를 설립하는 데 300억 원 이상이 들 것으로 보고 이의 경제성을 따져보는 예비타당성 조사(예타)를 위한 예산 2억 원을 요구했는데 이게 삭감된 겁니다. 하지만 이보다 바다쉼터 설립 비용이 덜 들 경우에는 예타를 거치지 않아도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돌고래의 육상대피시설까지 만든다면 바다쉼터 후보지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봅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
-바다쉼터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등 동물복지 관련 예산이 반영되지 못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나요.
"동물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는 높아졌는데 정부 차원의 우선 과제에서 밀리면서 예산이 편성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물복지 요구 수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과 정부가 느끼는 정도에 아직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의 보완을 위해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 산하 동물복지위원회를 만들어 정부 차원에서 동물복지 안건을 만들고 예산과 인력을 배정해 사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하 채일택 동물자유연대 정책팀장)
-동물복지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의 내년도 동물복지 예산 편성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요.
"내년도 동물 보호와 복지대책에 편성한 예산은 110억 원에 불과합니다. 여기에 227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보호소 지원비, 홍보비, 실외사육견 중성화 수술비 등이 다 포함되어 있는데요. 예산이 부족한 만큼 더욱 효율적으로 집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길고양이 중성화수술 지원 단가를 높이고, 실외사육견 중성화 수술비 지원 등이 새로 책정된 건 바람직합니다. 다만 유실·유기동물의 구조·보호비 지원보다 대중매체 홍보비가 더 많이 책정된 것 등에 대해서는 적절한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