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 산문
박준 지음. 시와 산문으로 독자의 사랑을 받아온 저자의 두 번째 산문집이다. 첫 번째 산문집 출간 이후 4년 만이다. 계절의 길목에서 스쳐 지나간 장면들을 그만의 방법으로 기록한다. 누군가에게 쓰는 편지, 독백, 혹은 회고로도 보이는 경어체의 글들을 통해 독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떠올릴 수 있다. 계절로 분절되지 않고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는 책 속의 시간은 삶에 오롯이 스며든다. 한 해의 끝과 시작 사이에 찾아온 책은 저자가 건네는 새해 인사처럼 느껴진다. 달·184쪽·1만4,800원
△청나라 귀신요괴전 1, 2
원매 지음. 조성환 옮김. 공자가 말하지 않은 괴상하고 난잡한 귀신 이야기 572편을 30여 년간 집대성한 책이다. 청대의 저명한 시인인 저자의 책 중 국내에서 처음 완역되었다. 중국 귀신에 그치지 않고 타이완, 인도, 조선 등 여러 나라의 귀신도 등장한다. 그저 재밌는 귀신 이야기를 넘어 당시의 사회문화적인 내용 또한 채록했기에 권선징악, 사필귀정과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글항아리·980, 932쪽·각 3만9,000원, 세트 7만2,000원
△에데나의 세계
장 ‘뫼비우스’ 지로 지음. 장한라 옮김. ‘뫼비우스’라는 필명으로 수많은 예술가에게 영감을 준 저자의 SF 그래픽노블이다. 저자는 독특한 화풍과 SF적 상상력으로 20세기 시각 예술 전반에 혁명적 변화를 가져왔다. 우주를 돌아다니며 일하는 정비공 ‘스텔’과 ‘아탄’은 낙원이라 불리는 행성 ‘에데나’를 여행하며 행성을 지배하는 사악한 존재에 꿈의 힘으로 맞선다. 자유로운 상상의 힘으로 억압에 맞서는 주인공들은 진정한 자기의 재발견이라는 주제를 드러낸다. 교양인·400쪽·2만5,000원
△우리가 오르지 못할 방주
심너울 지음. 25세기를 배경으로 서울의 권력자들이 지구를 떠나 새로운 행성으로 떠나는 방주 ‘별누리’를 띄우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은 인간의 자궁에서 수정된 ‘잉태인’과 유전자를 조합해 인공수정 된 ‘배양인’으로 구성된다. 천대받는 배양인인 ‘신록’은 세상의 차별에 맞서기 위해 별누리의 비밀을 풀어나간다. 다양한 출신과 상황을 지닌 인물들이 하나로 모여 권력에 맞서는 내용은 연대의 가치를 일깨워주며 미래 윤리를 생각하게 한다. 안전가옥·316쪽·1만3,000원
△나랑 하고 시픈게 뭐에여?
최재원 지음. 제40회 김수영 문학상을 수상한 시집이다. 거침없이 펼쳐지거나 접혀지는 형식의 시는 시적인 것들의 틀을 과감하게 벗어던진다. 저자는 이론과 추상을 담아내는 형이상학적 언어 외에도 욕설, 사투리, 온라인 대화 메시지 등을 사용하며 표현 방식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운 모습을 보인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신체는 끊임없이 변하고 정체성을 공유한다. 표면과 깊이를 모두 담아내는 언어와 형식들은 무수한 가능성을 보이며 매혹적이며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민음사·232쪽·1만 원
△겨울 별
이소영 글·그림. 겨울의 따뜻함과 동생의 탄생을 시샘하는 형의 마음을 담은 그림책이다. 긴 잠에서 깬 겨울이 동생의 탄생을 맞이하는 아이를 만난다. 아이는 겨울이 부모님을 데려갔다며 겨울이 싫다고 한다. 하지만 겨울이 알려주는 ‘함께’의 소중함을 통해 새로운 가족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습식 수채화로 그려낸 겨울의 모습으로 차가운 공기 속에 담긴 따뜻함을 느낄 수 있다. 화이트 레이븐스에 선정된 ‘여름’에 이은 계절 그림책이다. 글로연·58쪽·1만7,000원
△어둠이 무섭다고?
피터 베이거스 글·벵자맹 쇼 그림. 김지은 옮김. 어린 시절 누구나 무서워했던 어둠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 준다. 주인공 어둠은 빛이 무서워 해가 지고 나서야 밖에 나오기 때문에 친구를 사귈 수 없다. 이런 어둠의 외로움을 마주할 때 어둠은 더 이상 무서운 존재가 아닌 함께 지내야 할 친구가 된다. 이렇게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우리 안에 깃든 편견을 마주하고 공감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여유당·36쪽·1만3,000원
△책가방
리오나·마르쿠스 글·그림. 문주선 옮김. 따돌림을 당한 어린이가 두려움을 이기고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여러 따돌림의 상황을 보여주며 피해 어린이가 느끼는 슬픔의 감정에 주목한다. 책가방은 마음에, 상처와 슬픔은 짐에 비유하며 자신의 상처를 버리는 과정을 가방 비우기 축제로 표현한다. 슬픔을 이겨내고 사과와 용서를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극복에 대한 희망을 얻을 수 있다. 창비교육·40쪽·1만3,000원
△최고의 새들
레슬리 벌리언 글·로버트 메강크 그림. 최지원 옮김. 자신의 재주가 세계 최고라 외치는 20마리 새들의 생태를 담았다. 동전보다 작은 새, 냄새를 제일 잘 맡을 수 있는 새 등 새들이 지닌 가지각색의 재주와 생태를 접하며 조류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할 수 있다. 새들의 역동적인 동작을 재치 있게 표현한 삽화와 과학과 문학을 접목한 ‘과학 시’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런 진귀한 새들이 터전을 잃어 가고 있음을 말하며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전한다. 다섯수레·48쪽·1만4,000원
△꽃
이명애 지음. BIB 황금사과상을 수상한 저자가 꽃에서 길어 올린 생각들을 담아낸 그림책이다. 배경과 설정 없이 시작된 이야기는 세 개의 선명한 동그라미를 따라 나아간다. 동그라미는 점점 많아지며 꽃가마가 되기도, 인물의 길잡이가 되기도 하며 마지막엔 꽃상여로 변한다. 과감한 이미지 배치와 동양적인 요소들은 책 속 공간의 입체성을 더한다. 독자는 저자가 제시하는 아름다운 이미지 속에서 생의 본질을 생각하게 된다. 문학동네·96쪽·2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