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수호’를 표방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예고편에 대해 동물보호단체에서 '생명경시 조장'이라며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2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SBS 새 예능프로그램 ‘공생의 법칙’ 예고편 영상을 공유했습니다. ‘공생의 법칙’은 생태계 수호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면서 출연진이 생태계 교란 외래종 포획 현장에 직접 나서는 내용으로 내년 1월6일 첫 방송이 예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카라는 국내 토종 생태계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제작된 프로그램이지만, 표현 방식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카라는 SNS 글을 통해 “생태계 교란생물의 발생 원인이나 근본에 대한 고민 없이, 해당 동물을 악마화해 동물을 우악스럽게 엮은 사체를 보여준다”며 “무분별한 포획과 살상을 보여줌으로써 해당 종에 대한 혐오 의식을 조장한다”고 말했습니다. 즉, 생태계 교란종이라고 해서 방송에 전시하듯 포획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건 생명을 존중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뜻이죠.
또한 카라는 근본적으로 생태계 교란종을 만든 것은 사람이라며, 제작진이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은 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예고편에서 나온 뉴트리아는 정부가 모피와 육류 생산 목적으로, 베스는 단백질 공급 목적으로 수입한 종”이라며 “면밀한 조사 없이 마구잡이로 포획하는 행태는 지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진은 예고편을 공개하면서 “국립생태원의 자문을 얻어서 신뢰도를 높였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나 카라 신주운 정책팀장은 동그람이와의 통화에서 “국립생태원 관계자에게 확인해보니 생태계 교란 생물 현장관리 가이드라인’(가이드라인)의 내용을 30분 정도 전달했을 뿐”이라며 포획에 대한 자문은 없았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카라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생태계교란 생물 관리에 있어서 수립된 전략과 정책을 기반으로 통합적인 관리시스템 구성을 명시하며 체계적인 계획 하에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며 “프로그램의 소개, 예고편, 보도자료 어디에도 이에 관련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다”며 ‘공생의 법칙’의 방영을 취소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카라의 요구에 공감한 시민 240여명도 포털 사이트에 비슷한 의견을 개진했습니다.
이에 대해 SBS 관계자는 동그람이를 통해 “‘공생의 법칙’은 생태계 교란종만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필요에 의해 들어온 외래 생태계 교란종이 과도하게 토종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는 사태를 알리고, 생태계 불균형과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획됐다”며 “아직 방송 전인 만큼 자세한 내용은 방송을 통해 확인 부탁드린다”고 입장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