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을 70일 앞둔 2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새로운 대선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을 공개했다. 기존의 '대한민국 대전환'과 '이재명은 합니다' 대신 '앞으로 제대로'와 '나를 위해 이재명'으로 각각 바꾸고, 새해 첫날인 다음 달 1일부터 사용한다. 그간 이 후보의 추진력을 강조해왔다면, 앞으로는 취약 지지층에 보다 소구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꾸겠다는 의도가 반영돼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2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새 캐치프레이즈 및 슬로건 설명회'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미래를 향해 가자는 후보의 비전과 국정운영 철학,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실익을 줄 수 있는 실용적인 정부를 만들겠다는 후보의 진심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새 문구는 2012년과 2017년 문재인 대선후보 캠프 캐치프레이즈였던 '사람이 먼저다'와 '나라를 나라답게' 등을 만든 카피라이터 정철 선대위 메시지총괄과 유명 PD 출신 김영희 홍보소통본부장, 이원일 홍보소통본부 총괄단장과 논의해 만들었다.
새 캐치프레이즈와 슬로건은 이 후보의 취약 지지층에 초점을 맞췄다. 민주당이 지지세를 끌어와야 하는 2030세대와 여성, 중도층을 겨냥해 부드럽고 감성적인 문구로 교체했다는 설명이다. 김 본부장은 "대선 슬로건과 캐치프레이즈를 발표하는 자리에 2030세대 여성도 있었는데, 웃으며 좋아했다"며 "이 후보도 흔쾌히 결정했다"고 밝혔다.
기존 슬로건의 한계도 교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은 합니다'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사용해온 '성남은 합니다'를 기초로 삼고 있다. 이 후보의 강점인 추진력을 강조하는 효과가 컸지만, 최근 다소 독선적으로 비칠 수 있는 만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철 메시지 총괄은 "기존 슬로건은 이 후보의 강함과 돌파력을 드러냈지만, 친근함이나 겸손 등의 분위기를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캐치프레이즈인 '앞으로 제대로'는 이재명 정부가 가야 할 두 갈래의 길을 나타냈다는 게 선대위 설명이다. '앞으로'는 미래를 향해 가자는 비전이면서 과거 회귀적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차별성을 부각했고, '제대로'는 이재명답게 현안들을 '확실히'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것이다. 정 총괄은 "'제대로'에는 현 정부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정책 등에서 실패한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총괄은 이날 페이스북에 새로운 슬로건 '나를 위해 이재명'과 관련해 "그냥 똑똑하고 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게 구체적인 힘, 구체적인 기회, 구체적인 희망을 주는 사람임을 인지하게 해준다"며 "(그럼으로써) 이재명 이야기가 아니라 내 이야기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표가 이제는 '나라'만큼 소중한 '나'를 위한 행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다. 내년 대선에서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세대가 '내 이슈'에 민감하다는 점을 감안해 이들의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후보임을 적극 홍보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