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익 반토막에 300조 빚으로 '연명'... 코로나 직격탄 맞은 소상공인들

입력
2021.12.2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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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중기부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업황 악화에 87만 종자사 가게 떠나

코로나 한파에 지난해 소상공인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반토막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소상공인의 빚은 50조 원 가까이 늘어났고, 종업원 수도 1년 새 87만 명이나 감소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통계청은 이 같은 내용의 2020년 소상공인 실태조사 잠정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지난해 소상공인의 사업체당 매출액은 2억2,400만 원으로 2019년보다 1,100만 원(4.5%) 줄었다. 서비스업에 속하는 도·소매업(-1,200만 원)과 예술·스포츠·여가업(-800만 원) 등이 매출 하락을 주도했다.

영업이익 감소세는 이보다 더 심하다. 사업체당 영업이익은 2019년 3,300만 원에서 2020년 1,900만 원으로 1,400만 원(43.1%) 급감했는데, 역시 대면 서비스업 영업이익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도·소매업 영업이익은 2019년 4,000만 원에서 2020년 2,000만 원으로 반토막 났고, △숙박·음식점업(-56.8%) △교육·서비스업(-66.4%) △예술·스포츠·여가업(-85.2%) 이익은 더 크게 쪼그라들었다.

줄어든 영업이익을 빚으로 메우려는 소상공인이 늘면서 이들의 빚은 전년 대비 47조7,000억 원 늘어난 294조4,000억 원에 달했다. 빚을 가진 사업체 비중도 2019년 51.9%에서 2020년 60.0%로 뛰었다.

소상공인 사업체에서 일하는 종사자 수는 전년 대비 87만1,000명(13.5%) 감소했다. 장사가 안 되다 보니 일자리를 잃는 종업원들이 급증한 영향이다.

역시 대면서비스업에서 종사자 수가 크게 줄었는데, 도·소매업에서 31만3,000명(16.7%), 숙박·음식점업에서 25만2,000명(16.2%)이 줄었다. 예술·스포츠·여가업 종사자 수도 3만9,000명 줄었는데, 이는 전체 종사자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소상공인들의 영업 상황은 지속적으로 악화됐지만, 새로 시장에 뛰어드는 창업자 수는 오히려 증가했다. 전체 사업체 수가 13만1,000개 증가했는데, 이 중 숙박·음식점업은 4만9,000개, 도·소매업은 2만4,000개 증가했다. 코로나로 배달음식점 등 비대면 거래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 틈을 노린 창업자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사업장을 자가로 보유한 소상공인은 19.5%에 그쳤다. 세를 내는 소상공인 중 85.9%는 일정 보증금을 낸 뒤 월세를 내는 방식으로 영업장을 꾸리고 있는데, 평균 보증금은 2,138만 원, 월세는 119만 원이다. 정부의 방역지원금 100만 원은 한 달치 월세에도 미치지 못한 셈이다.

세종 = 박세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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