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항공대란에 파우치 “국내선 이용자 백신 의무화”…바이든은 '유보'

입력
2021.12.28 15:28
항공사 직원 잇따른 코로나19 감염에 무더기 결항
파우치 소장 "국내선 이용자 백신 접종 의무화"
바이든 대통령 "진지하게 검토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도로 확산되는 미국에서 국내선 항공 이용자들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해외에서 입국하는 외국인 대상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모든 항공편에 적용해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27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은 이날 현지 언론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연방정부가 여객기 국내선 승객을 상대로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백신을 맞도록 하는 장려책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미국 국내선 이용자들은 백신 접종 여부는 물론 코로나19 음성확인서 없이도 탑승이 가능하다. 하지만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만 명을 넘어서고, 특히 항공 종사자들의 잇따른 감염으로 항공기 결항사태가 빚어지면서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그러나 그간 국내선 이용자에 대한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주저해 온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향적으로 추진할지는 미지수다. 바이든 정부는 추가적인 조치가 항공기 지연을 야기하고 물류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국내선 이용자에 대한 백신 접종을 강제하지 않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들과의 화상회의에서 “(국내선 이용자 백신 의무화 방안은) 진지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내놓은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바이든 대통령이 “오미크론 변이가 우려의 원인이지만 패닉의 원인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도 추가 조치에 무게를 두지 않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직원들의 직장 출입을 금지하도록 한 뉴욕시 등의 규제 강화 조치가 이어지면서 오미크론 추이에 따라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도 강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