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실손보험료 9~15% 또 오른다...갱신 시 체감 인상률 50% 넘을 수도

입력
2021.12.27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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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요구 60% 수준서 1·2세대 실손료 인상
3세대도 할인특약 종료...8.9% 첫 인상
보험업계 "만성적자 더욱 심화될 것"

내년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료 인상률이 가입 시기에 따라 평균 9∼15% 인상된다. 업계가 요구한 인상률의 60% 수준이다. 연간 인상률은 평균 9~15% 선으로 제한됐지만, 통상 3∼5년 주기의 실손보험 갱신이 도래한 가입자의 체감 인상률은 50%를 웃돌 전망이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1세대(2009년 9월까지 판매)와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 실손보험료 인상률을 15% 수준으로 억제하라는 의견을 업계에 제시했다. 실손보험료는 금융당국의 의견을 보험업계가 그대로 수용하는 방식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내년 1·2세대 실손보험료 평균 인상률은 사실상 15%로 결정난 셈이다. 이에 따라 2,700만 명이 가입해 있는 1·2세대 실손보험료는 2019년부터 4년 연속 평균 9.9% 이상 오르게 됐다.

금융당국이 연간 인상률을 15% 수준으로 억제했지만, 실제 개별 소비자가 체감할 인상률은 훨씬 높을 것으로 보인다. 실손보험은 갱신주기에 맞춰 3~5년치 누적 인상률이 한 번에 보험료에 반영되는 구조다. 여기에 가입자의 연령 증가에 따라 해마다 평균 3%포인트 안팎의 요율 상승이 더해진다. 특히 연령증가 인상분이 연간 5%포인트를 넘는 고령층은 내년 실손보험료가 올해보다 50% 이상 오를 수도 있다.

또 3세대(2017년 4월∼2021년 6월) 신실손보험의 ‘안정화 할인 특약’도 종료된다. 이에 따라 약 800만 명이 가입한 3세대 실손보험료도 내년 처음으로 평균 8.9% 오른다. 안정화 할인이란 2019년 말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협의에 따라 1·2세대 실손보험료를 평균 9.8~9.9% 올리는 대신 3세대 보험료는 2020년 1년간 9.9% 할인해주기로 한 조치다. 업계는 안정화 할인이 올해까지 유지되면서 실손보험 적자 폭이 더욱 커졌다고 주장해왔다.

금융위는 또 1∼3세대 가입자가 내년 6월까지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하면 1년간 보험료를 50% 할인해주는 조처도 제안했다. 보험업계도 올해 7월부터 판매한 4세대 보험으로의 전환 필요성에 공감해 당국의 의견을 받아들였다.

다만 보험업계는 내년 1·2세대 인상률이 15% 수준에서 결정되면서 실손보험의 만성적자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실손보험의 고질적인 적자 해소를 위해 보험료를 20% 이상 올려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세대 실손보험료 인상이 억제돼) 내년 손해액도 2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며 “실손보험 지속성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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