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사과 시즌 2" "남편에게 사과는 집에서" 김건희 사과에 여권 총공세

입력
2021.12.26 18:30
질의응답·사실 규명 없는 '2무' 사과에 
"기본 안 된 기자회견" "신변잡기에 남편자랑까지" 비난


26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가 과거 지원서에 경력을 허위로 기재했다는 의혹에 대국민사과를 한 가운데, 여당은 진정성 없는 사과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김씨가 질의응답은 하지 않은 채 입장문만 읽고 서둘러 자리를 떠났고, 제대로 된 사실 규명이 없이 사과했다는 지적이다.

같은 날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개사과 시즌 2"라며 "사과가 아니라 검증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고 선포하고 들어간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우선 사과가 아니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사과도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니라 국민을 기만한 쇼에 불과하다"고 맹폭했다. "대부분 시간을 남편 자랑에 할애했고, 사과는 아주 짧게 마지못해 하는 것처럼 했다"는 이유다. "사과 상대방 역시 남편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남편에게 사과는 집에서 둘이 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지금 윤석열 후보의 무식과 망언에 분노와 실망을 표하고 있는데, 남편은 아무러 문제가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것도 공감을 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안민석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씨 기자회견을 언급하며 "기본이 안 된 기자회견", "신파 코미디 같은 황당 기자회견"이라고 일축했다. "국민들은 사과를 빙자한 윤석열 김건희 부부의 러브스토리, 하소연, 가정사를 들어야 했다. 도무지 윤석열 후보 부부는 자신이 선 자리를 전혀 모르는 것 같다"는 이유다. 결국 "차라리 안 하느니 못한 김건희씨 기자회견은 국민들 마음을 다독이기는커녕 더 큰 외면을 받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김건희씨는 기자회견에서 배포한 서류에서 10년 넘게 반복적 고의적으로 허위 조작된 이력에 대해 대부분을 기재오류, 단순실수라는 식으로 본인의 잘못을 축소하고 있다. 이 부분은 민주당 차원의 추가 반박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남영희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도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그동안 제기된 김건희씨의 문제에 대한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 오늘의 사과가 윤석열 후보 부부의 진심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런 애매한 사과로, 여당은 김건희 리스크가 더 커질 거라 기대하고 있다. 김성회 열린민주당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사과문은 본인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신변잡기에 남편 자랑까지 듣는 중도층을 불쾌하게 만들 요소가 다분했다"고 분석했다. "김건희씨 논란으로 실질적인 지지율이 하락까지 내몰린 상황에서도 선대위가 김건희씨 사과문을 쓰지 않았다는 건, 이 선대위에서 김건희씨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후보 포함 아무도 없다는 걸 뜻한다"는 해석이다. 김 대변인은 "김건희는 통제 범위 밖이라는 리스크는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없어지지 않는다. 이걸 오늘 기자회견을 본 모든 유권자들이 알아버렸다. 총체적 난국"이라고 덧붙였다.

이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