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배달료 산정 기준,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로

입력
2021.12.26 17:04
배민1 배달원 노조-우아한청년들 24일 노사 합의 
배달원 실제 배송 거리 반영한 임금 개편
기본배달료 3000원은 동결

앞으로 배달의민족 배달료 산정 기준이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로 바뀐다. 직선거리보다 실제 이동거리가 훨씬 더 긴데도 배달료가 제대로 책정되지 않았다는 배달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다.

26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의 단건 배달 서비스 배민1을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과 배민이 직접 계약한 배민1 배달원들이 소속된 민주노총 서비스일반노조 배달플랫폼지부가 지난 24일 배달료 단체협상 합의안을 도출했다. 배달료 산정 기준을 기존 직선거리에서 내비게이션 실거리로 변경하는 게 합의안의 골자다.

합의안에 따르면 기본 배달료 3,000원 적용 구간은 500m 이내에서 675m 미만으로 175m 늘어난다. 거리별 할증 요금도 기존 500m~1.5㎞ 3,500원에서 675m 이상~1.9㎞ 미만 3,500원으로 적용 거리를 400m 더 늘렸다. 추가 할증 거리는 1.5㎞ 초과에서 1.9㎞ 이상으로 바꾸고 500m당 500원 추가 할증에서 100m당 80원 추가 지급으로 더 촘촘하게 구간을 나눴다.



기본배달료는 3,000원으로 동결했는데, 이는 자영업자와 소비자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직선거리로는 가깝지만 도로 상황이나 지형에 따라 더 먼 거리를 이동하는 배달원들에게는 더 높은 배달료가 지급될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우아한청년들이 배달원에게 지급하는 용역의 대가만 변화한 것으로, 배민1 이용 시 사업주와 소비자가 분담하는 기존 배달팁 5,000원은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우아한청년들은 배달이 주업인 배달원들에게 연간 최대 100만 원의 보험료를 2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대상은 1년 이상 배송대행 기본계약자 중 1일 20건 이상, 연간 200일 이상 배송실적이 있는 오토바이 가입자다. 노사는 배달원을 위한 공제조합 출범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공제조합을 설립하면 배달 중 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배상 등을 지원할 수 있다. 합의안은 노조의 조합원 투표를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앞서 노사는 7년 동안 3,000원으로 동결한 기본배달료 인상을 두고 갈등을 겪어왔다. 이번 잠정합의에 대해 플랫폼 배달원들의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은 성명을 내고 "직선거리 요금제를 실거리 요금제로 변경하는 것은 큰 변화지만 거리별 할증료가 삭감됐고 기본배달료는 동결됐으며 픽업 무료노동도 폐기하지 못했다"며 "결국 배달노동자의 임금이 인상되는 것인지, 삭감되는 것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이 초래됐다"고 비판했다.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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