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제작진이 편집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한 가운데, 조작 가담 의혹을 받던 방송인 배성재가 오열 사과를 전했다. "멘트 사후 녹음을 한 것은 맞지만 이것이 편집 조작이나 흐름 조작에 사용될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눈물로 전한 그의 사과에도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배성재는 지난 24일 자신의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골때녀' 조작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커뮤니티에서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보고 아연실색했다. 웃어넘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제가 기억하는 스코어와 달랐고 제 목소리도 들어가 있었다"라며 "'뭘 본 건가' 싶어서 본 방송을 새벽에 보고 제작진에게 연락을 했다"라고 사태를 인지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논란이 된 방송분에서 사용된 자신의 멘트가 사후 녹음된 것임을 밝혔다. 그는 평소 제작진의 요청으로 킥오프, 킥인, 스코어, 샤우팅 등을 후시 녹음 해왔음을 설명한 뒤 "(이같은 음성이) 예고에 쓰이는지, 어느 경기에 쓰이는지도 모르고 기계적으로 읽게 된다. 그 (후시 녹음) 부분이 편집이나 흐름 조작에 사용될 거라곤 상상 자체를 할 수 없었다. 선수와 레전드 감독이 있는데"라고 해명하며 눈물을 쏟았다.
이후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던 그는 "그 곳에는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순서를 바꾼다거나 그런 걸 생각하기 어렵다. 5대 3이 맞고 6대 3이 돼 경기가 끝난 게 사실"이라며 "제가 그 멘트를 녹음한 것도 맞다. 거기(조작)에 쓰인다는 생각 자체를 못하고 기계적으로 중계해 읽었다. 뇌를 거치지 않고 읽은 건 저의 뼈아픈 실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승부를 조작한다거나 흐름을 바꾸려고 제작진이 개입한다는 건 절대 없었다. 그 진정성은 내가 이 프로그램에서 아웃되더라도 아무 상관 없다. 선수와 감독은 진심이었고, 현장에서 100명 이상의 스태프가 다 보고 있었다"라고 결과 조작은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끝으로 배성재는 "제 입으로 뱉은 멘트는 책임을 지고 정확하게 생각하면서 했어야 했다. 제 인생에서 이런 일이 일어난 게 충격적이고 누굴 비난할 생각도 없다. 제 책임을 피할 생각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2일 방송된 '골때녀'에서는 기존 팀인 FC 구척장신과 신생 팀인 FC 원더우먼의 대결이 그려졌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제작진이 경기 순서를 편집하는 등 내용을 조작해 방송한 사실이 알려지며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았다. 자연스럽게 방송에 사용된 배성재 이수근의 목소리 역시 문제시 되며 이들이 제작진의 조작에 가담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논란 이후 제작진은 "방송 과정에서 편집 순서를 일부 뒤바꾸어 시청자들께 혼란을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일부 회차에서 편집 순서를 실제 시간 순서와 다르게 방송했다"라며 조작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배성재와 이수근의 조작 가담 논란에 대해서는 "전혀 관계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은 뒤 재차 시청자에게 사과를 전했다.
여기에 배성재까지 직접 논란이 일어나게 된 경위와 심경을 밝히며 눈물로 사과했지만, 여전히 여론은 싸늘하다. 오랜 시간 축구 전문 방송인으로 활동해온 그가 '기계적으로' 스코어 등 후시 녹음에 참여했다는 해명이 큰 공감을 얻지 못한 탓이다. 여전히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골때녀' 조작 파문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