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몸에 다양한 변형이 생긴다. 다리가 O자형으로 휘어지거나, 허리가 기역(ㄱ)자형으로 굽어지거나, 발가락이 시옷(ㅅ) 자형으로 변형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나이 들면 무릎이 점점 안으로 휘어 O자형 다리가 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정훈 목동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노화가 진행되면서 생기는 다리 모양 변형은 단시간에 관절염을 악화시킬 수 있을 정도로 연골이 손상된다”고 했다.
이 원장은 “엉덩이관절부터 무릎, 발목을 잇는 축만 바로잡아도 인공관절 수술을 늦출 수 있기에 무릎이 벌어지는 것을 노화로 인한 증상이라고 여겨 방치하지 말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똑바로 섰을 때 무릎 사이에 주먹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생겨 무릎이 많이 벌어졌다면 관절염 말기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관절 기능을 회복하고 다리를 곧게 교정할 수 있다.
최근에는 3D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뼈의 최소 절삭 범위와 정확한 인공관절 삽입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로봇 시스템을 이용한 인공관절 수술이 시행되고 있다.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정밀한 계산 값을 제공해 수술 오차를 줄일 수 있다. 무릎 주변 연부 조직 손상을 줄여 수술 후 통증과 회복 시간을 줄여준다.
퇴행성 변화로 근육량이 줄고 근력이 떨어지면 척추를 지탱하는 허리 인대와 근력이 약해지면서 허리를 펴서 버티기 힘들어진다. 허리가 자연히 굽어진다. 근력 약화 때문이라면 허리 근력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척추 질환 때문에 허리가 굽어질 경우다. 걷다가 멈추기를 반복하고, 엉덩이와 다리가 저린 증상을 호소한다면 척추관협착증일 가능성이 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수신경 주변 인대와 관절이 노화로 탄력을 잃고 비대해지면서 척추관이 좁아지고, 그 안을 지나는 신경이 눌리면서 아프게 되는 질환이다.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통증이 줄어들기에 걸을 때 자신도 모르게 허리를 굽히게 된다. 통증이 심하면 허리를 펴기 어렵고 마비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기에 치료를 받아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라면 가벼운 충격이나 낙상을 해도 척추압박골절이 흔히 발생한다.
박진규 부평힘찬병원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골절 정도가 경미하면 약물 치료와 침상 안정으로 호전될 수 있지만고, 증상이 심하면 척추 뼈에 가느다란 주사 바늘로 특수 골 시멘트를 주입해 상태를 복원하는 척추 성형술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평소 꾸준한 운동과 함께 칼슘ㆍ비타민 D을 충분히 섭취해 골밀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무지외반증은 하이힐이나 발 볼이 좁은 신발을 신는 젊은 층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라고 여기기 쉽다. 그러나 고령층에서도 무지외반증이 늘고 있다.
60대 이상 무지외반증 환자가 2015년 1만6,326명에서 2019년 2만3,240명으로 42%나 증가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무지외반증 환자가 8% 증가(2015년 5만6,815명, 2019년 6만1,554명)한 것에 비해 증가 폭이 크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휘어지면서 아래 부위가 돌출된 상태를 말한다. 튀어나온 부분이 신발과 닿으면서 통증을 일으킨다.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발가락 모양이 시옷(ㅅ) 자처럼 보이게 된다.
아프지 않으면 변형을 교정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발 변형 때문에 몸 중심축이 바뀐다면 무릎ㆍ골반ㆍ척추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통증으로 큰 신발을 신으면 걷다가 넘어질 수 있기에 아프면 참지 말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무지외반증은 통증 정도나 휜 각도에 따라 보조기나 특수 신발 착용 등 보존적 요법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뼈를 깎아 휘어진 각을 교정하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