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유행 속에서, 연말과 연초에 극장가를 채워나갈 예정이었던 수많은 작품들이 개봉 연기를 선언했다. 한숨 쉬는 이들은 영화 마니아뿐만이 아니다. 극장 관계자들도 관객이 줄어들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설경구 이선균 주연의 '킹메이커'는 개봉 연기를 결정지은 작품들 중 하나다. 관객들과의 만남이 오는 29일에서 2022년 설 연휴로 미뤄졌다. 해당 영화의 투자 배급사인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측은 "위드 코로나의 단계적 일상 회복 분위기 속에 극장가의 정상화를 기대하며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시 강화된 방역지침을 고려해 부득이 개봉일을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이 출연하는 '비상선언'은 내년 1월에 극장을 찾아갈 예정이었으나 개봉이 잠정 연기됐다. 작품 측은 "현재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고 있고 각 부문에서는 방역 강화 등의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이러한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극장을 찾는 많은 분들의 발걸음이 조금은 더 가벼워질 수 있을 때 관객 여러분을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외화도 예외는 아니다. '도쿄 리벤저스'는 지난 22일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2022년 1월로 일정을 변경했다. '도쿄 리벤저스' 측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면서 정부의 강화된 방역지침을 고려해 심사숙고 끝에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은 오는 29일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었지만, 이를 다음 달 12일로 미뤘다. 더 안전한 상황 속에서의 만남을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극장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본지에 "볼 신작이 없으니 관객들이 사라지고, 관객들이 적으니 영화 측은 개봉을 미룬다. 악순환이 반복되는 거다"라고 말했다. 메가박스 관계자의 입장도 이와 비슷했다. 그는 "개봉작들이 연기되면 극장을 찾는 손님들이 줄어들 거다. 영화계가 다시 숨을 죽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작품 측이) 다시 개봉 계획을 잡을 수 있도록 안정적인 방역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영화관의 걱정은 이뿐만이 아니었다. 롯데시네마 관계자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에 거는 기대가 컸는데 영업 시간 제한이 생겼다. 이 작품처럼 러닝 타임이 2시간 30분 정도라면 늦어도 오후 7시 30분에 상영을 시작해야 한다. 직장인 등 평일에 일과가 늦게 끝나는 분들이 영화를 관람하기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정부가 위드 코로나의 시행을 중단하고 거리두기 강화를 시작하면서 지난 18일 자정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영화관은 오후 10시면 문을 닫아야 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오후 10시 이후의 상영횟수는 많지 않아 관객 수의 비중이 높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거리두기 강화로 (관객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기 때문에 다른 시간대 예매에도 영향을 준다"고 밝혔다.
코로나19의 유행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 영화계 관계자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영화관을 살리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