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4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명숙 전 총리의 특별사면ㆍ복권에 대해 “이번 사면이 생각의 차이나 찬반을 넘어 통합과 화합, 새 시대 개막의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사면에 반대하는 분들의 넓은 이해와 혜량을 부탁 드린다”고 했다.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된 박 전 대통령 사면이 진보진영의 가치와 촛불정신에 어긋난다는 지적에 이해를 구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지난 시대의 아픔을 딛고 새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법무부는 오전 박 전 대통령과 한 전 총리의 특별 사면ㆍ복권을 발표했다. 다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사면에서 제외됐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헌법상 고유 권한으로, 문 대통령이 직접 ‘박근혜 한명숙 사면ㆍ이명박 제외’를 결정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제 과거에 매몰돼 서로 다투기보다는 미래를 향해 담대하게 힘을 합쳐야 할 때”라며 “우리 앞에 닥친 숱한 난제들을 생각하면 무엇보다 국민통합과 겸허한 포용이 절실하다”고 했다. 특별사면 명분으로 국난극복과 국민통합을 제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경우 5년 가까이 복역한 탓에 건강상태가 많이 나빠진 점도 고려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7년 3월 3일 구속 수감 된 후 1,730일(약 4년 8개월)째 수감 중이다. 내란과 반란수괴 혐의로 구속된 전두환(750일) 전 대통령,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된 노태우(767일) 전 대통령보다 훨씬 길다. 박 전 대통령은 어깨 질환과 허리 디스크 등 질병에 시달렸고, 최근 정신건강도 불안정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