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봐, '어른'들 세상이야.'
국내 유튜브는 K팝이 아닌 '임영웅 천하'였다. 임영웅은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로 올해 공개된 뮤직비디오 중 최고 조회 수를 기록했다. 본보가 멜론 지니 벅스 바이브 등 국내 9개 음원 플랫폼 소비량을 집계하는 가온차트에 의뢰해 1월 1일부터 12월 11일까지 음원 사용량(스트리밍 기준)을 조사한 결과, 연간 스트리밍 순위 40위권에 임영웅의 노래는 없었다. 그런 임영웅이 유튜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는 뭘까. 10~20대가 주로 열광하는 K팝 아이돌그룹과 다른 임영웅의 중년 팬덤 구성과 연관이 깊다. 멜론 등 음원 전문 플랫폼을 쓰지 않는 중년들이 임영웅의 노래를 듣기 위해 유튜브로 몰린 게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김민순(70)씨는 "멜론 같은 건 모르고, 유튜브로 임영웅과 나훈아의 음악을 듣는다"며 "친구들이 카톡으로 영상을 보내주면 틀어보곤 한다"고 말했다. 김진우 가온차트 수석 연구위원은 "중년층은 대부분 유튜브에서 음악을 듣고, 전문 음원 플랫폼 구독을 끊고 유튜브에서 음악을 듣는 젊은 세대들도 느는 추세"라며 "이런 변화로 멜론 등과 유튜브에서 판이한 콘텐츠 소비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사 기간, 올해 국내 음원 전문 플랫폼에서의 음원 이용량은 2019년 동기 대비 25.8%가 감소했다. 멜론 등 전문 음원 플랫폼에서 올해 가장 사랑받은 노래는 아이유의 '셀러브리티'였다.
에스파는 국내 음원 시장의 K팝 세대교체를 주도했다. '넥스트 레벨'로 연간 음원순위 6위에 올랐다. 걸그룹 중 올해 낸 신곡으로 스트리밍 톱10에 든 그룹은 에스파가 유일하다. 지난해 11월 데뷔한 엔하이픈은 올해 낸 1집 '디멘션: 딜레마'로 단숨에 118만 장을 팔아치우며, 올해 앨범 판매량 8위를 차지했다. 방탄소년단은 앨범 '버터'로 297만 장을 팔아 전체 1위를 지켰다. 올해 국내 음반 판매량은 5,448만 장을 넘어섰다. 통계청 기준 올해 인구수 5,174만 명을 훌쩍 넘어선 수치로, 단순하게 인구수와 비교하면 국민 1명당 올해 1장 이상의 음반을 산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