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2일 '극빈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른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발언에 대해 "국민을 모욕하고 폄훼하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역대급 엽기적인 망언"이라고 개탄하며, 윤 후보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촉구했다.
앞서 윤 후보는 이날 전북대에서 열린 대학생들과의 타운홀미팅에서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것이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에 대한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며 "자유의 본질은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만 우리가 존재하는 것이고 자기가 자유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것"이라고 말해 극빈층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김우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민을 빈부로 나누고, 학력으로 갈라 차별적으로 바라보는 윤 후보의 인식이 너무나 충격적"이라면서 "윤 후보의 위험천만한 자유관은 헌법정신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김 대변인은 "가난하고 못 배우면 자유로운 인간이 될 수 없고 자유롭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는 말이냐. 놀라움을 넘어 과연 이 같은 발언을 한 대통령 후보가 있었나 싶다"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야 할 대통령 후보로서 감히 꺼낼 수조차 없는 망발이다. 이런 인식을 할 정도이니 국민을 무시한 '개 사과'나 부인 문제에 대한 '억지 사과'가 나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헌법전문에 나온 3·1운동도, 4·19혁명도 가난하고 못 배운 사람들이 일으킨 한국 현대사의 거대한 진보였음을 윤 후보는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이제는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면서 "윤 후보는 국민을 무시하고 폄훼한 망언에 대해서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 밝히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송영길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을 통해 "고대 그리스에서 참정권을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은 자유민이었다. 노예 노동으로 확보한 시간·자본이 자유를 누릴 수 있는 바탕이었다"며 "윤 후보가 꿈꾸는 나라는 자유로운 시민과 노예처럼 일하는 사람들로 구분되는 나라이기 때문에 두렵다"며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생겼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의 봉건적 발언에 귀를 의심했다"는 홍영표 의원은 "자유는 천부인권으로, 민주시민으로서의 기본 소양만 갖추고 있어도 이런 망언은 할 수 없고, 대선 후보가 할 소리는 더더욱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강의 기적을 일군 대한민국 국민들은 참 가난했다. 그러나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고 자유를 쟁취했다"며 "더는 국민을 모욕하지 말아 달라. 지금은 중세가 아니라 2021년이다. 윤 후보는 독재를 넘어 왕권 국가를 꿈꾸는 것인가"라고 힐난했다.
이탄희 의원도 "이제는 실언이 아니라 사상 고백이라고 불러야 한다"며 "윤 후보의 '시민혐오 사상' 이제 알아먹었으니 그만하셔라"고 쏘아붙였고, 이개호 의원은 "있는 그대로 읽어보니 참 엽기적", 선대위 수석대변인 박찬대 의원은 "역대급 망언이 진짜인가"라며 탄식했다.
한편 윤 후보는 해당 발언이 저소득층과 저학력자 비하라는 논란을 빚자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분들을 도와드려야 한다는 얘기"라고 해명했지만, '극빈층이 자유를 느낄 수 없다'는 언급을 재차 반복하며 인식 자체는 그대로 였음을 보여 논란을 키웠다.
윤 후보는 "가난한 사람이나 공부 못 한 사람이나 다같이 자유인들이 서로 연대해 자유를 느끼게 하려면 그분들에게 좀 더 나은 경제 여건이 보장되게 하고, 더 교육받을 수 있게 해서 자유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줘야 하는 것"이라며 "정말 끼니를 걱정해야 하고 사는 게 힘들면 그런 걸 느낄 수가 없다. 너무 사는 게 힘들면 자유가 뭔지 느낄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