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인 윤석열에게는 호남도, 영남도, 충청도, 수도권도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모두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고 번영과 발전을 위해 함께 가야 합니다. 다시는 '전북 홀대론'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바꾸겠습니다. 믿어주십시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2일 대선후보가 된 이후 처음으로 전북을 찾아 국민통합을 외쳤다. '전두환 옹호 발언'을 만회하기 위해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첫 희생자로 알려진 이세종 열사의 추모비도 찾았다. 다만 고질적인 말실수가 또 불거지면서 해명에 진땀을 빼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전북 완주군에 있는 수소특화 국가산업단지를 방문한 뒤 전북대로 향했다. 캠퍼스에 있는 이 열사의 추모비에 헌화하기 위해서였다. 이 열사는 1980년 5월 18일 전북대 학생회관에서 계엄군을 피하려다 추락사했다. 윤 후보는 "이 열사와 같은 79학번으로서 친구 같은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윤 후보의 추모는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후보를 반대하는 시민들이 항의 피켓을 들고 길을 막으면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대신 이 열사가 추락한 곳에 세워진 표지석을 찾아 헌화하고 묵념했다.
이어 윤 후보는 대학생 30여 명을 '타운홀미팅' 형태로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실언 리스크를 또 한 번 노출했다. "극빈한 생활을 하고 배운 게 없는 사람은 자유가 뭔지 모를 뿐 아니라 자유가 왜 개인에게 필요한지 자체를 느끼지 못한다. 일정 수준의 교육과 기본적인 경제 역량이 있어야 자유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것이 자유의 본질"이라고 한 것이 경제적 약자를 비하하고 계급의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샀다. 윤 후보는 "그분들을 무시하는 게 아니었다. 더 나은 경제 여건을 보장해서 모든 국민이 자유인이 돼야 한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취업 애플리케이션(앱)' 발언도 논란이 됐다. 윤 후보는 일자리의 수요·공급을 이야기하며 "조금 더 발전하면 학생들 휴대폰에 앱을 깔면 어느 기업이 어떤 종류의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걸 실시간 정보로 얻을 수 있을 때가 올 것"이라고 했는데, 이미 비슷한 서비스가 많다는 점에서 "현실을 모른다"는 지적이 나왔다.
윤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대해선 "자유와 평등의 조화라는 면에서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거듭 시기상조론을 폈다. 국민의힘이 'N번방 방지법' 개정을 추진하는 것이 디지털 성폭력 근절과 역행한다는 논란에 대해 "법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거나 폐기하자는 게 아니라 통신 비밀이 보장될 수 있도록 손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전북지역 선거대책위 출범식에서 하얀색 요리사 모자를 쓰고 대형 그릇에 담긴 비빔밥을 주걱으로 비볐다. 지역과 정치적 이념을 통합한다는 의미가 담긴 이벤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