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2일 사상 처음으로 내부 출신 여성 임원을 임명하는 등 부원장보 4명을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정은보 금감원장이 지난 8월 취임한 이후 단행한 임원 인사는 마무리됐다.
금감원은 이날 △기획·경영 부원장보에 김미영 불법금융대응단 국장 △중소서민금융 부원장보에 이희준 저축은행검사국장 △소비자권익보호 부원장보에 김영주 일반은행검사국장 △공시조사 부원장보에 함용일 감독총괄국장을 승진 임명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1999년 설립된 이후 여성 직원이 임원에 오른 건 김미영 부원장보가 처음이다. 그동안 금감원 여성 임원은 일부 있었으나 김은경 현 금융소비자보호처장(한국외대 교수 출신)처럼 모두 외부 영입 인사였다.
김미영 부원장보는 1985년 서울여상 졸업과 동시에 한국은행에 입사했다. 한은에 다니면서 동국대 영문학 학위를 땄고, 금감원 설립 당시 합류했다. 그는 자금세탁방지실장, 여신금융검사국장을 거쳐 지난 1월부턴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스미싱(문자 메시지를 통한 금융사기) 등을 단속하는 불법금융대응단을 이끌었다.
김 부원장보는 불법금융대응단 국장을 맡으면서 불법 대출 권유 문자에 자주 나오던 '김미영 팀장'과 이름이 같아 '김미영 잡는 김미영'이란 별칭을 얻기도 했다.
이번 부원장보 인사로 정은보 체제는 구축을 완료했다. 정 원장은 지난 8월 취임한 이후 1차로 수석부원장 등 금감원 수뇌부를 교체한 데 이어 지난달 이진석 은행감독국장, 이경식 자본시장감독국장을 각각 은행 담당 부원장보, 금융·투자 담당 부원장보에 임명하는 2차 고위급 인사를 실시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은 최초의 내부 출신 여성 부서장, 68년생 부서장(이희준 부원장보) 등을 발탁해 균형 인사 및 점진적 세대교체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