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1세도 백신 접종 검토"… '부작용 우려' 학부모 설득이 관건

입력
2021.12.2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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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내년 상반기, 접종 허용할 듯"
방역패스에는 "적용 검토하지 않아"

방역당국이 소아·청소년의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예방접종 대상 연령을 5~11세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최근 초등학생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면서, 검토 단계라곤 하지만 내년 1분기 이내에 접종을 시작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이전 논란을 의식한 듯 5~11세에게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서)'를 적용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단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질병관리청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5~11세 백신 접종을 대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승인 신청이 들어온 화이자 백신에 대해 5~11세 접종 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현재 세계보건기구(WHO)가 5~11세 접종을 허가한 백신은 화이자 뿐이다. 다른 나라도 화이자 백신만 사용한다. 홍정욱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팀장은 "이미 외국에선 허가되고 접종이 진행 중이라 우리나라에서도 허가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질병청은 이에 더해 각국의 5~11세 접종 정책 동향, 실태 등에 대해서도 모니터링하고 있다.

인구1만 명당 발생률 초등생이 최고

정부가 소아·청소년 백신 접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음에도, 대상 연령을 더 하향 조정하려는 것은 초등학생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서다.

이날 서울시교육청이 밝힌 바에 따르면, 13~19일 서울 지역에서 발생한 학생 확진자 2,109명 중 초등학생은 1,248명으로 59.2%나 차지했다. 학생 1만 명당 발생률을 따져봐도 초등학교는 31.2명, 유치원과 중학생은 각각 24.2명, 19.4명이었다. 고1·2는 12.7명, 고3은 10.1명이었다.

이는 백신 접종률과 맞아떨어진다. 이날 기준 16·17세 1차 접종률은 79.1%, 12~15세는 55.3%였다. 15세 72.9%, 14세 55.2%, 13세 55.1%, 12세 38.2%로 나타났다. 2차 접종률은 16·17세가 69.5%로 12~15세(32.5%)의 두 배 이상이었다. 나이가 어리다고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 있는 것이다.

해외에선 5~11세 아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이 이미 진행 중이다. 미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등은 진작에 시작했고, 프랑스와 벨기에도 20일(현지시간) 5~11세에 대한 백신 접종을 승인했다. 조만간 유럽 전역이 5~11세 접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부담, 학생에게 지우나"… 학부모 설득이 관건

관건은 역시나 학부모와 학생의 반발을 뛰어넘을 수 있느냐다. 12~17세 접종 시행 때처럼 여론이 악화할 경우 '백신 접종률 상승'이란 방역당국의 계획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교수는 "접종에 대한 부담감을 학생들에게 지우게 해선 안 된다"며 "학생들 사이에선 스터디카페나 학원에 가기 위해 맞는다는 여론이 있는데, 정부가 이를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학부모의 불만을 잠재우고자 5~11세에는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을 수 있다. 질병청은 이날 5~11세 백신 접종 검토를 거론하면서도 "방역패스는 검토하지 않는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방역당국은 또 학부모들의 우려를 해소할 설명회를 여는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류호 기자
윤태석 기자